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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사회생활의 다양한 해법 찾기

등록 2008-10-05 19:56

임선하의 ‘창의적 아이가 미래다’
임선하의 ‘창의적 아이가 미래다’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임선하의 ‘창의적 아이가 미래다’

1. 왜 배워야 하나?

2. 나의 창의적 문제해결력 지수는?

우리는 우리의 교육에 중독되어 있다. 따라서 그 향내도 그 악취도 맡기 힘들다. 하지만 외부에 있는 이들은 의외로 우리 교육의 가능성과 한계를 잘 보는 것 같다. 지난해 6월 우리나라를 방문한 미래학자 토플러는 현행 학교 교육 시스템을 강하게 비판했다. “모두 같은 나이에 학교에 들어가서 비슷한 것을 반복적으로 배우는 것은 공장을 연상시킨다. 지금의 청소년들이 미래에 (같은) 공장에서 일하지는 않을 것이기에 교육의 다양성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해외 석학들의 우리 교육에 대한 우려섞인 충고는 끊임없이 이어진다.

미래의 주역을 기르는 우리 교육은 이런 충고에 어느 정도 귀를 기울이고 있을까? 소리는 요란하지만 실천적인 움직임은 느리고 약하다. 매일 생존의 갈림길에서 절박한 판단을 내리는 기업체에서는 이런 현실에 좌절하고 있다. 청춘을 희생하면서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사회에 진출한 젊은이들이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핵심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개인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 개인이 사회적으로 성공적인 역량을 발휘하려면 다음과 같은 세 영역의 능력을 갖춰야 한다.


‘도구’는 개인이 현재 지닌 기본 역량이다. 학교 교육에서는 지식·지능·성적과 같은 현재의 능력치로 받아들인다. 성공적으로 인생을 살려면 기본 도구가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교육에서는 이 ‘도구’를 가장 중요하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 도구를 상황에 맞게 활용하도록 판단하는 능력인 ‘전략’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기술’은 ‘도구’와 ‘전략’이 적절할 때 그 의미를 갖는 것이다. 이 중에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면 기술은 방향감이 없는 노력으로 끝나고 만다. 노력하면 얻어지는 기술은 도구와 전략이 정해지고 나서 닦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 교육이 상황에 맞게 자신의 능력을 최적화하는 역량인 ‘전략’에 중점을 두기 어려운 이유는 바로 주어진 문제에 대해 하나의 답을 찾는 교육. 즉 정답 교육 때문이다. 정답을 찾는 훈련을 하다보면 하나의 답을 찾는 습관이 생긴다. 생각이 단순해지고 한 번 해결한 문제에 대해 더 이상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정답형 간’이 된다. 사람은 자기가 알고 있는 것과 새로 접한 문제 사이에 나타나는 틈새(빈 공간)를 채우려는 경향이 있다. 정답형 인간이 되면 그 어떤 문제 상황에서도 머리 속에 하나의 틈새가 만들어진다. 하나의 틈새만을 채우는 것으로 사고를 끝내는 것이다. 학교에서 치르는 대부분의 시험이 단답형의 문제로서 단 하나의 답을 찾게 하는 것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는 수능 시험도 다르지 않다.

창의성 교육은 하나의 답을 찾는 게 아니다. 그 답이 지금 당장 활용되지 않더라도 가능성을 찾아보는 것이다. 현실성이 없는 말이라고! 덴마크의 한 학교에서는 ‘가르치는 방식’을 달리함으로써 이를 실현했다. 이 학교에서는 한 반에 26명이 있다면 26개의 서로 다른 답이 나올 수 있도록 교사가 수업을 진행한다. 이들 답 가운데 어느 답이 최선의 것인지를 고를 수 있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근거를 들어 주장하고 설명하는 능력이 길러진다. 이런 교육을 받게 되면 학생들은 학교에서 공부한 것과 사회에서 살아가는 방식의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창의성 교육은 정답 교육이 아니라 여러 가지의 답을 찾는 ‘해답 교육’을 추구하는 것이다. ‘해답형 인간’은 문제를 접할 때 여러 개의 답을 찾는 사고, 즉 다양한 사고를 하게 된다. 이런 사고력은 사회 생활을 성공으로 이끈다. 사회가 처음부터 고정적이고 막혀있어 통제 가능할 정도로 단순하다(닫힌 체계라)고 믿는 사람에게는 정답 교육이 옳은 교육일 것이고, 사회가 원래 열려 있어 통제가 가능하지 않은 복잡하고 복합적(열린 체계)이라고 믿는 사람에게는 해답 교육이 옳은 교육일 것이다. 나는 과연 어떤 교육과 시스템을 옳다고 믿는 사람인지 생각해볼 때이다.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 문화와 반대편에 자리하고 있는 체제는 전체주의이며, 창의성 교육과 거의 반대편에 자리하고 있는 교육은 (교과서 교육이 아닌) ‘교과서적’인 교육이다. 영화 <웰컴투동막골>의 김 선생은 몸을 다쳐 붕대를 매고 있는 조종사 스미스에게 교과서적으로 대화를 하려다 실패한다. 그럼에도 그는 끝까지 교과서적인 것이 옳다는 인상을 지우지 않는다. 김 선생이 만약에 대화(교육의 핵심 전달 수단)는 상황에 맞게 해야 한다는 지극히 일반적인 상식을 따랐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창의성 교육은 교과서적인 교육이 아니라 교과서를 먹고 얻은 힘으로 세상을 향해 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다.

우리 모두에게 묻는다. “당신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문제를 만나지 않느냐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 단 하나인 경우가 있었느냐고?”, “여러가지 가능한 해결책을 찾다보니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았느냐고?”,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을 때 쾌감을 느끼지 않았느냐고?” 이런 질문에 긍정적인 답을 하는 것이 곧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경영학에 관심을 기울이는 윤석철 교수의 충고를 들으면서 글을 마친다.

“인간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수많은 선택을 해야 한다. 의사 결정은 여러 가지 가능한 대안들로부터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안을 생각할 수 없는 사람, 즉 창의성이 부족해서 주어진 문제 상황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없는 사람은 주어진 운명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

현대창의성연구소장 crema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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