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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자신의 가치를 믿으세요

등록 2008-10-05 20:16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의 행복 비타민 /

자존감이란 뭘까?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자기를 존중하는 감정이다. 자존감이 부족한 아이는 스스로의 가치에 대해 믿지 못하고 작은 좌절에도 견디기 어려워한다. 자기에 대한 위협에 보다 예민하게 반응하고 변화를 두려워한다. 비슷하지만 다른 뜻을 가진 말이 자존심이다. 자존심은 내가 남보다 못한 것이 없다는 마음, 무시받을 수 없다는 마음이다. 자존심은 남들과의 비교라는 맥락 속에 존재한다.

많은 부모들은 아이의 자존심을 살려주려고 노력한다. ‘우리 아이가 어디가 못나서’ 라는 부모의 마음은 아이의 자존심을 살리려는 마음이다. 다른 아이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게 하려고 브랜드 옷을 입히고, 다른 아이들보다 나은 평가를 받으라고 사교육을 하나 더 시킨다. 이러한 부모의 마음은 아이들에게도 은연중에 전달되어 아이들은 자신의 가치를 주변 아이들과의 비교를 통해서 확인한다.

그러나 자존감은 남과 비교하는 감정이 아니다. 자신이 무엇을 남보다 잘 하기에 생기는 감정이 아니다. 자기 스스로의 가치를 믿는 마음이다. 만약 지금 이 순간 ‘뭐 잘난 것도 없으면서 자기를 가치있다고 생각하겠어?’ 하는 마음이 든다면 당신은 아마도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끊임없이 남과 비교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으려 한다. 자기 스스로 사랑하는 마음이 적기에 사랑받기 위해서 타인을 끌어들여야만 한다. 더 잘 해야 하고, 더 나은 직업을 가져야 하고, 더 많은 돈을 가져야 자신이 가치있다고 생각한다.

안타까운 점은 비교가 언제나 좋은 결론을 가져다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이다. 비교는 우리의 욕망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욕망과의 싸움은 우리를 지치게 할 뿐 종국에는 승리를 안겨주지 못한다. 계속 이어지는 비교 속에서 아이들의 고유한 가치는 무시당하고, 무시당하고 싶지 않기에 아이들은 뒤로 물러나며 도전을 회피한다.

그렇다면 자존감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많은 연구자들은 자존감은 어린 시절 자신을 향해 지어준 부모의 얼굴 표정이 모여서 만들어진다고 보고하고 있다. 어린 아이의 애교스러운 몸짓, 새롭지만 조금 위험한 시도, 떼쓰기 등을 보고 지은 부모의 표정이 아이의 마음 속으로 내면화해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된다. 그 시선이 일관되게 온화하면서 여유가 있었다면 아이는 자라면서 스스로를 늘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어린 시절이 지났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더 적극적으로, 더 긴 시간 동안 같은 노력을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단지 공부를 좀더 잘 하게 한다고 해서 자존감은 높아지지 않는다. 자존심은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강한 자존심의 뒷편에 흔들리는 자존감을 가진 아이가 너무도 많다. 자신의 아이가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고 격려하면서 삶의 굴곡 속에서 웃으면서 버틸 수 있는 아이였으면 한다면 이제 자존심이 아닌 자존감을 생각해야 한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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