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운택의 진로교사 다이어리
진로교육
양운택의 진로교사 다이어리 /
부모나 교사 입장에서 자녀나 학생들의 삶을 끝까지 책임질 수 없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학생들이 자신의 삶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부모가 돕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진로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공감에도 불구하고 진로교육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많은 학생들이 삶에 대한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지 못하고 있는 데 있다. 학생들은 눈앞에서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석차경쟁에 매몰돼 미래 삶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여유가 없다. 이런 상황 때문에 잘못된 진로선택을 하게 되고, 그 결과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하게 된다. 현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개인의 행복도도 떨어지고, 청년실업 등 사회적 문제를 낳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학생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시간이 없다고 하지만 방학 시간을 잘 활용해 자신을 돌아보고 계획하게 해야 한다.
어떤 방법이 좋을까? 이를 위해 이번 여름방학 과제로 ‘10년, 20년, 30년 후의 미래사회는 어떻게 변하고 그때 나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과제를 제시해보자.
과제를 내주기 전 먼저 ‘존 고다드의 꿈의 목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자. 1944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사는 어느 소년에 대한 이야기다. 소년은 할머니와 숙모와의 대화 중 “이것을 내가 젊었을 때 했더라면…”이란 이야기를 듣고 자신은 그런 후회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때부터 소년은 연필과 노란종이를 꺼내 맨 위에 ‘내 꿈의 목록’이라고 쓰고 자신이 평생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배우고 싶은 것을 하나씩 기록했다. 조금만 노력하면 할 수 있는 것들과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까지 기록해 127개의 목록이 완성됐다. 소년은 그 목록을 항상 갖고 다니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점검했다. 목록에는 탐험할 장소 8개, 원시문화 답사 12개, 등반할 산 16개, 배워야 할 것들 4개, 사진촬영할 것 6개, 수중탐험 6개, 여행할 장소 14개, 수영해 볼 장소 5개, 해낼 일 56개 등이 적혀 있었다. 그는 꿈의 목록을 가슴에 품고 다니면서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 가능성이 높은 것들도 좀처럼 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1분에 50자 타이핑하기’, ‘저서 한 권 갖기’ 등은 시간을 내 습관을 들여야 하거나 어디서 어떻게 하면 이룰 수 있는지 정보를 찾아야 했다. 하지만 이렇게 하나씩 이뤄가면서 결국 1972년에는 그 가운데 103가지를 완벽하게 실천했다. 결국 존 고다드는 1972년 당시 가장 유명한 잡지사인 <라이프>에 찾아가 꿈의 목록을 제시했고, 잡지사는 그의 이야기를 기사화해 역사상 최고의 판매부수를 기록했다는 이야기다.
소년의 이야기처럼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는 ‘미래사회의 변화’라는 과목을 정식 교과로 채택해 자신의 미래를 상상하고 이를 준비하도록 돕고 있다. 이를 우리나라 교육에 그대로 대입하기란 어렵겠지만 방학 등 시간을 낼 수 있는 때 학생들에게 미래사회 변화를 예측하고 자신의 미래를 그려볼 여유를 줘야 한다. 참고로 미래사회에 대한 과제와 함께 인터넷사이트 (사)유엔미래포럼(www.unfuture.org)과 책 자료인 <당신의 성공을 위한 미래 뉴스> 등을 참고해보라고 정보를 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많은 학생들은 이를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한 동기를 부여받게 되고 스스로 의미 있는 존재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돌마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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