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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일곱살 수학 ‘호기심 유지’ 수준으로 하세요

등록 2008-04-28 19:14

〈7살 수학〉 펴낸 이원영(39)
〈7살 수학〉 펴낸 이원영(39)
[아이랑 부모랑] 경험 살려 책 낸 이원영씨 조언
‘규칙의 나라’ 들어갈 준비단계
일상속 원리 알고 익히는 게 중요
“질리지 않게, 지루하지도 않게”

아이가 학교에 갈 나이가 되면 불안함을 느끼는 부모들이 많다. ‘공부를 많이 안 시켰는데 괜찮을까?’ ‘혹시 학교 공부를 따라가지 못하고 뒤처지는 건 아닐까?’ 하는 조급한 마음에 ‘선배 학부모’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아이와 부지런히 학습지 문제풀이에 나서기도 한다. ‘기초를 탄탄히 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수학의 경우 더욱 그렇다.

학창시절 수학 때문에 고생했던 기억을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은 마음에, 좋다는 학습교재들을 아이에게 풀게 하면서 조금이나마 안도하곤 한다. 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이런 부모의 열의 때문에 오히려 수학을 ‘재미없는 과목’으로 여기게 되기 쉽다. 집에서 아이에게 직접 수학을 가르친 경험을 토대로 최근 수학 학습서 <7살 수학>을 펴낸 이원영(39·사진)씨는 “실제로 7살 즈음에 수학에 흥미를 잃어버리게 되는 아이들이 많다”며 “ 중요한 것은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갖게 하는 일”이라고 조언했다.

이씨는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필요한 수학 공부는 어디까지나 “수학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셈과 뺄셈을 얼마나 능숙하게 할 수 있느냐보다는 수학이라는 ‘거대한 규칙 나라’의 문법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창의적인 문제 해결능력이 길러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씨는 우선 수학에서 쓰이는 수많은 기호들에 익숙해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왜 사람들이 ‘기호’라는 것을 만들어 사용하게 되었는지, 더하기를 ‘+’로 빼기를 ‘-’로 표시하기로 약속한 것은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 봐야 앞으로 수학을 공부하면서 만나게 될 수많은 기호들을 낯설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얘기다. 기호에 익숙해지려면 우리 주변의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기호들을 찾아보는 활동이 도움이 된다. 이씨는 “음악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악보, 위치를 표시할 때 쓰는 지도에 나오는 갖가지 기호들이 무슨 의미인지, 그리고 이것들이 왜 편리함을 주는지 아이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수학적 사고를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물론 수학은 원리를 아는 것만큼이나 익숙해지는 연습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씨는 “매일 학습지에 나오는 문제를 수십개씩 반복해서 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더하기 1을 일주일 동안, 더하기 3을 또 일주일 동안 기계적으로 연습하는 식의 학습이 당장 덧셈·뺄셈을 빨리 해내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아이들이 오래지 않아 수학을 지루한 것으로 느끼게 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씨는 “일곱살 남짓의 나이는 호기심을 갖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해보는 방식의 학습이 필요할 때”라며 “흥미를 유지할 수 있게 다양한 형태의 ‘수학놀이’를 해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문구점 놀이를 하면서 ‘내림이 있는 뺄셈’ 연습을 해보거나 동전쌓기 놀이를 하면서 ‘단위’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씨는 부모들의 ‘선행학습 시키기’ 경쟁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이씨는 “선행학습을 하는 초등학생들 중에는 자기 학년 수학 교과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서 2~3년씩 앞선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앞서 가는 것’에 치중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문제 해결능력은 떨어져 ‘계산은 빠른데 식은 못 세우는’ 아이가 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이 불안한 수많은 일곱살 아이 부모들은 자기 아이가 두자릿수 덧셈을 할 수 있는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옆집 아이들이 몇 년이나 앞서 나가고 있는지에 눈을 돌린다. 이씨는 “기계적인 암기식 수학 공부는 결국 오래가지 못한다”며 “취학 전 아이에게는 우리의 일상이 수학과 어떤 연관을 맺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공부가 훨씬 큰 도움이 되고 수학을 재미있는 것으로 여기게 하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글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부담없이 할 수 있는 수학 공부법

셈놀이 하다가 심부름놀이로

7살 아이들에게 부모는 더없이 좋은 선생님이다. 부담 없이 아이와 해 볼 수 있는 수학 공부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

■ 손가락셈 나무라지 마세요= 아이가 손가락셈을 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암산을 하지 못할까 봐 나무라는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손가락셈은 자신의 몸을 이용해서 원리를 배우는 유아에게 잘 맞는 방식이고 5와 10을 중심으로 셈을 할 수 있는 기초가 된다. 아이가 손가락셈에 충분히 익숙해지면 따로 가르쳐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암산능력을 키우게 된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손가락셈을 가르쳐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양팔저울 놀이= 연산기호의 개념을 배우는 데는 양팔저울 놀이가 효과적이다. 한쪽에는 추를, 한쪽에는 물건을 달아 어디로 기울어지는지 직접 보면서 아이들은 부등호( >, < ) 기호의 의미를 배울 수 있고 ‘균형잡기’ 놀이를 통해 등식(=)의 원리를 배워볼 수 있다. 부모들에게 다소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아이들은 앞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여러 번 연산기호를 사용하게 된다. 연산기호의 원리를 몸으로 느끼고 만지는 기회를 가져 보는 것이 중요하다.

■ 실생활에서 서수 활용해 보기= 아이들은 덧셈과 뺄셈에서 양 개념이 들어간 문제는 잘 푸는 반면, 순서 개념이 들어간 문제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 아이들과 서수가 들어간 말을 자주 사용해 보자. “양말은 위에서 첫째 서랍에 있어”, “왼쪽에서 세번째 동화책을 꺼내주세요” 이렇게 하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서수라는 개념에 익숙해질 수 있다.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1층에서 세 층 올라가면 몇 층일까?”와 같은 셈놀이를 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용돈놀이= 뺄셈을 배울 때, 실생활과 연관이 있는 소재로 시작하면 효과적이다. 종이로 동전을 만들어서 우리 집에서만 통하는 화폐로 사용해 보자. 정기적으로 종이동전을 용돈으로 주고 집에서 물건을 사 보게 하면 쉽게 뺄셈에도 익숙해진다. 아이가 덧셈과 뺄셈을 제법 능숙하게 하게 되면 실제로 집 근처 가게에 심부름을 보내 보는 것도 좋다.

자료 출처 : <7살 수학>(한울림)

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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