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은 다양한 체험을 통해 지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초등학생들이 한 박물관에서 고인돌을 만드는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아이랑 부모랑] 우리 아이 체험학습 지도요령
준비할 때부터 아이들 참여 유도
대표적 전시물 위주 여유있게 관람
다녀와서는 함께 이야기 나누기 겨울방학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방학은 교실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전문가들은 현장체험이 책 등을 통해 얻은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체험학습 전문 단체인 ‘모든학교’ 김정주 체험학습연구소장과 ‘체험학습연구회 모아재’ 회장인 김봉수 경기 오산 대호초 교사의 도움말로 체험학습 지도요령에 대해 알아봤다. ■ 체험학습 떠나기 전에=우선 체험학습 장소를 선정할 때는 아이의 관심과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 아이가 평소 어떤 분야의 책을 즐겨 읽는지 살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면 교과학습과의 연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 다음에는 체험학습 현장에서 볼 수 있는 전시물과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 뭔지 살펴본다. 요즘 대부분의 체험학습 현장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체험 주제와 전시물 등을 올려놓기 때문에 약간의 손품만 팔면 어렵지 않게 정보를 구할 수 있다. 이런 사전 준비과정에 아이를 참여시키면 아이의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인터넷이나 책 등을 통해 체험할 내용에 대한 배경지식을 미리 얻는 것도 좋다.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이다. ■ 체험학습 현장에서는=즐거운 체험학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모가 욕심을 버려야 한다. 부모가 관심을 갖고 함께 참여하는 것은 좋지만, 의욕이 넘친 나머지 아이는 별 관심이 없는데 부모 혼자 ‘교육열’을 발휘하는 것은 좋지 않다. 부모의 욕심이 앞서면 체험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자발성과 창의성은 사라지고, 아이들은 체험학습 자체에 대해 흥미를 잃게 된다. 특히 수많은 유물이 전시된 박물관의 경우 한꺼번에 모든 것을 다 보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박물관에 가 보면 ‘한 번 온 김에 본전을 뽑겠다’는 요량으로 아이 손목을 끌고 온 박물관을 누비는 부모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는 부모의 욕심일 뿐 체험학습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어린 나이에 이런 짜증스럽고 힘든 경험을 한다면 박물관을 ‘두 번 다시 오고 싶지 않은 지겨운 곳’으로 기억할 가능성이 크다. 박물관은 진도를 나가듯이 ‘한 번에 떼야 할’ 곳이 아니다. 방문한 박물관에서 가장 대표적인 전시물, 또는 반드시 보고 와야 하는 전시물을 정해 그것만이라도 충분히 보고 느끼고 오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교과 연계를 염두에 둔 체험학습이라면 교과서에 실린 유물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날 못 본 전시물은 다음에 다시 와서 봐도 된다는 여유가 필요하다. 초등학생의 경우 관람 시간이 1시간 이상 넘어가면 집중도가 떨어지고 흥미를 잃게 되므로 관람 계획을 세울 때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중간중간에 쉬는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체험학습 현장에 가 보면 전시물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안내판 설명을 그대로 옮겨 적느라 바쁜 아이들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체험’은 사라지고 지겨운 ‘학습’만 남은, 본말이 전도된 모습이다. 사실 전시물에 대한 설명은 굳이 현장에 가지 않더라도 홈페이지의 소장품 검색 등을 통해 충분히 볼 수 있다. 일단 체험학습 현장에 갔다면 전시물을 자세히 관찰하고, 비교해 보고, 마음에 드는 전시물을 고르는 등 현장의 느낌을 최대한 담아 오는 게 중요하다.
대부분의 박물관이나 미술관, 역사유적지 등에는 학예사나 도슨트, 문화유산해설사들이 전시물의 의미 등에 대해 해설을 해주는 시간이 있으므로, 좀더 체계적인 관람을 원한다면 미리 시간을 알아뒀다 이들의 안내를 받는 것도 좋다. 요즘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이나 별도의 체험 공간을 운영하는 곳도 많다. 그러나 대부분 사전에 예약을 해야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자주 홈페이지를 방문해 일정을 확인해야 한다.
■ 체험학습을 다녀와서는=부모와 아이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거나 현장에서 수집해온 자료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 보자.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현장에서 알게 된 지식을 그대로 확인하기보다는 체험학습을 통해 아이가 어떤 생각이나 느낌을 갖게 됐는지 말해 보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요즘에는 아이들이 체험학습을 다녀올 기회가 많기 때문에 파일이나 바인더 등을 이용해 나만의 체험학습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체험학습이 끝날 때마다 현장에서 가져온 안내 자료와 입장권, 사진, 소감문 등을 꼼꼼하게 정리해두면 사진앨범과 마찬가지로 의미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대표적 전시물 위주 여유있게 관람
다녀와서는 함께 이야기 나누기 겨울방학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방학은 교실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전문가들은 현장체험이 책 등을 통해 얻은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체험학습 전문 단체인 ‘모든학교’ 김정주 체험학습연구소장과 ‘체험학습연구회 모아재’ 회장인 김봉수 경기 오산 대호초 교사의 도움말로 체험학습 지도요령에 대해 알아봤다. ■ 체험학습 떠나기 전에=우선 체험학습 장소를 선정할 때는 아이의 관심과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 아이가 평소 어떤 분야의 책을 즐겨 읽는지 살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면 교과학습과의 연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 다음에는 체험학습 현장에서 볼 수 있는 전시물과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 뭔지 살펴본다. 요즘 대부분의 체험학습 현장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체험 주제와 전시물 등을 올려놓기 때문에 약간의 손품만 팔면 어렵지 않게 정보를 구할 수 있다. 이런 사전 준비과정에 아이를 참여시키면 아이의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인터넷이나 책 등을 통해 체험할 내용에 대한 배경지식을 미리 얻는 것도 좋다.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이다. ■ 체험학습 현장에서는=즐거운 체험학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모가 욕심을 버려야 한다. 부모가 관심을 갖고 함께 참여하는 것은 좋지만, 의욕이 넘친 나머지 아이는 별 관심이 없는데 부모 혼자 ‘교육열’을 발휘하는 것은 좋지 않다. 부모의 욕심이 앞서면 체험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자발성과 창의성은 사라지고, 아이들은 체험학습 자체에 대해 흥미를 잃게 된다. 특히 수많은 유물이 전시된 박물관의 경우 한꺼번에 모든 것을 다 보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박물관에 가 보면 ‘한 번 온 김에 본전을 뽑겠다’는 요량으로 아이 손목을 끌고 온 박물관을 누비는 부모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는 부모의 욕심일 뿐 체험학습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어린 나이에 이런 짜증스럽고 힘든 경험을 한다면 박물관을 ‘두 번 다시 오고 싶지 않은 지겨운 곳’으로 기억할 가능성이 크다. 박물관은 진도를 나가듯이 ‘한 번에 떼야 할’ 곳이 아니다. 방문한 박물관에서 가장 대표적인 전시물, 또는 반드시 보고 와야 하는 전시물을 정해 그것만이라도 충분히 보고 느끼고 오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교과 연계를 염두에 둔 체험학습이라면 교과서에 실린 유물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날 못 본 전시물은 다음에 다시 와서 봐도 된다는 여유가 필요하다. 초등학생의 경우 관람 시간이 1시간 이상 넘어가면 집중도가 떨어지고 흥미를 잃게 되므로 관람 계획을 세울 때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중간중간에 쉬는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체험학습 현장에 가 보면 전시물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안내판 설명을 그대로 옮겨 적느라 바쁜 아이들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체험’은 사라지고 지겨운 ‘학습’만 남은, 본말이 전도된 모습이다. 사실 전시물에 대한 설명은 굳이 현장에 가지 않더라도 홈페이지의 소장품 검색 등을 통해 충분히 볼 수 있다. 일단 체험학습 현장에 갔다면 전시물을 자세히 관찰하고, 비교해 보고, 마음에 드는 전시물을 고르는 등 현장의 느낌을 최대한 담아 오는 게 중요하다.
대부분의 박물관이나 미술관, 역사유적지 등에는 학예사나 도슨트, 문화유산해설사들이 전시물의 의미 등에 대해 해설을 해주는 시간이 있으므로, 좀더 체계적인 관람을 원한다면 미리 시간을 알아뒀다 이들의 안내를 받는 것도 좋다. 요즘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이나 별도의 체험 공간을 운영하는 곳도 많다. 그러나 대부분 사전에 예약을 해야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자주 홈페이지를 방문해 일정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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