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정조의 효심·정치개혁 꿈이 빚어낸 ‘새도시’

등록 2007-02-04 22:27수정 2007-02-04 22:30

화성은 정조의 효심과 개혁사상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조선시대의 신도시다. 성곽과 건축물은 동서양의 발전된 축성기술을 통합해 적용했으며, 동양의 성곽을 대표하는 사례로 인정받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화성은 정조의 효심과 개혁사상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조선시대의 신도시다. 성곽과 건축물은 동서양의 발전된 축성기술을 통합해 적용했으며, 동양의 성곽을 대표하는 사례로 인정받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테마별로 떠나는 체험학습
수원 화성을 찾아서

수원 화성(華城)은 단순한 성곽이라기보다 정조의 효심과 정치개혁의 원대한 꿈이 담겨있던 신도시다.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는 당쟁에 휘말려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뒤주에서 죽게 된다. 왕이 된 정조는 초라하게 버려져 있던 아버지의 묘를 조선 제일의 길지로 꼽히는 수원 화산(華山)으로 옮겨 현륭원을 조성하고, 그곳에 있던 관아와 민가를 팔달산 아래로 옮기도록 한다. 새로 옮겨온 팔달산 아래는 한양에서 삼남지방으로 통하는 교통의 요충지로서 나중에 인구가 늘자 이름을 화성으로 고치고 성곽을 쌓고 신도시를 만들게 된 것이다.

화성을 축성하는 과정에서는 정약용을 비롯한 많은 실학자들이 참여해 성곽을 설계하고 새로운 축성 기술을 개발했다. 성곽의 설계에서는 조선 성곽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중국과 서양의 축성술을 도입했고 축성 과정에서 도르레를 이용해 무거운 돌을 들어 올리는 거중기와 돌을 실어 나르는 유형거를 고안해 사용했는데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발명품이었다.

군사시설로서 화성은 다양한 방어기능을 갖추고 있다. 화성의 4대문인 장안문, 팔달문, 창룡문, 화서문은 성문 앞에 반원형 옹성을 둘러쌓고 양쪽에 적대를 쌓아 적의 공격에 대비하도록 만들었다. 또 화서문 옆에 있는 사각형 모양의 서북공심돈과 창룡문 옆에 있는 둥근 모양의 동북공심돈은 속이 비어있는 망루라는 뜻의 적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시설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화성에만 있다.

화성에서 가장 높은 팔달산 꼭대기에 위치한 화성장대와 동쪽에 있는 연무대는 높은 곳에 위치해 평상시에는 작전을 짜고 군사를 훈련시켰으며, 전쟁시에는 군사를 지휘하는 지휘소로 이용됐다. 이 밖에도 비상시 통신수단인 봉화를 올리는 봉돈, 성벽을 밖으로 돌출되게 쌓아 다가오는 적을 쉽게 공격할 수 있도록 한 치성, 성문의 양쪽에 높이 쌓아 성문으로 다가오는 적을 감시하고 공격하는 적대, 성 밖으로 통하는 비밀통로인 암문, 군사들의 대기 장소인 포사 등 다양한 종류의 방어 시설들을 100여m 간격으로 배치해 성의 방어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정조는 화성의 축성공사가 한창 진행되던 중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게 되자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 가까이에 있는 화성 행궁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와서 회갑잔치를 치르는 효심을 보여준다. 행궁이란 왕이 이동할 때 묵는 곳으로 현륭원 조성 당시에 전각 하나를 지어 사용했는데 정조가 화성을 축성하면서 왕이 거처할 봉수당과 집무실인 낙남헌,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가 거처할 장락당 이외에 부속 관청과 행랑 등 620여 칸에 이르는 대규모 행궁으로 짓고 그곳에서 어머니 회갑잔치를 치른 것이다.

정조가 화성 행궁을 대규모로 조성한 것은 효심 이외에도 당시 당쟁에 휘말려 취약해진 왕권을 강화하기 위한 생각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정조는 왕이 신하들에게 끌려 다니지 않도록 왕권 강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는데, 젊은 학자들을 가까이 두어 왕권 강화를 옹호하는 이론가로 양성하고 왕의 호위를 강화하기 위해 친위부대인 장용영을 설치해 한양 도성 뿐 아니라 화성에도 배치했다. 그리고 왕위를 물려주고 상왕이 돼 어머니 혜경궁 홍씨와 함께 화성에 머물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게 한양에 왕이 있고 화성에 상왕이 있음으로써 신하들이 마음대로 왕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해 왕권을 강화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수원 화성은 정조의 효심은 물론 정치적 전략이 함께 포함된 야심찬 신도시로 탄생한 것이다.

수원 화성은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으면서 철저하게 파괴됐고, 지금 보는 모습은 <화성성역의궤>의 철저한 기록 덕분에 원형 그대로 복원된 것이 많다. 또 이 철저한 기록 덕택에 화성이 동서양의 발달된 과학기술을 통합 적용해 축성한 뛰어난 군사시설로서 동양의 성곽을 대표하는 사례로 인정받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글·사진 김정주/모든학교(schoolall.com) 체험학습연구소장

▶관련 교과:
초등학교 <사회> 4-2 1. 문화재와 박물관, <사회> 5-2 3. 우리겨레의 생활문화

▶관련 사이트:
수원화성(cosguide.com/culture/hawsung), 화성행궁(hs.suwon.ne.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