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이 치러진 16일, 시험장에 도착이 늦을 것을 우려한 한 응시생이 사설 경비업체의 차량을 얻어타고 서울시교육청 제13지구 제11시험장인 여의도고등학교에서 내려 황급히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수능 이모저모] 올해도 휴대전화 ‘벨’이 울려 시험 무효자 나와
78살 최고령 응시생 눈길…듣기평가 재방송도
78살 최고령 응시생 눈길…듣기평가 재방송도
16일 어김없이 찾아온 ‘수능한파’ 속에서 2007학년도 수능이 순조롭게 치러졌다. 그러나 지난해 시험장에 휴대전화를 들고 갔다가 낭패를 본 선배들의 ‘학습효과’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여전히 시험장에서 ‘벨’이 울려 시험이 무효처리되는 일이 일어났다.
그렇게 당부했건만=이날 오전 광주의 한 시험장에서 한 수험생이 휴대전화를 가방 속에 넣어둔 채 시험을 보다가 벨 소리가 울려 시험이 무효처리되는 등 전국에서 모두 31명이 휴대전화나 엠피3 등을 가지고 있다가 적발되거나 자진 신고했다. 특히 이 가운데 21건이 경기도에서 벌어졌다. 휴대전화, 엠피3 등은 자신도 모르게 시험장에 가지고 왔더라도 1교시 시험 시작 전에 감독관에게 제출하지 않으면 부정행위로 간주된다.
부산에서는 한 여학생이 2교시 중 감독관에게 “입실 전에 휴대전화를 어머니에게 맡겼다고 생각했는데 배터리가 소진되면서 울리는 경고음이 들려 의자에 걸어둔 상의 주머니 속을 뒤져보니 휴대전화가 있었다”고 자진 신고했다. 부산의 다른 고사장에서도 2교시 시작 직전 한 여고생이 바지 주머니에 휴대전화가 있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감독관에게 신고했다. 시험관리본부는 일단 두 학생에 대해 시험을 계속 보도록 했으나, 부산시교육청은 “시험이 끝난 뒤 좀더 자세한 경위를 파악해 시험 무효처리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전국에서 5명이 4교시 탐구 영역 시간에 각 시간별로 정해진 과목이 아닌 다른 과목을 풀다 적발됐다.
전국 곳곳서 ‘수능 수송작전’=이날 아침 시간을 다투는 수험생들에겐 역시 119의 활약이 빛났다. 경기 고양에선 임신 8개월째인 주부 수험생 박아무개(36)씨가 119 구급차를 타고 시험장까지 이동했다. 다리를 다쳐 부산 동래병원에 입원 중이던 ‘만학도’ 김민경(50)씨도 119 사전예약 제도를 이용해 무사히 학교에 도착했다. 시험장을 착각한 학생들도 소방대원의 힘을 빌렸다. 서울 무학여고에선 한 학생이 입실시간을 2분 앞두고 본래 수험장인 대원여고를 향해 황급히 119 구급차에 오르기도 했다. 충남 서천에선 ‘대천여고’ 대신 ‘서천여고’로 잘못 온 안아무개(18)양이 119 대원들의 도움으로 시험시간을 가까스로 맞췄다. 경기 수원에선 수험표를 집에 놓고 온 송아무개(18)양의 수험표를 119 구급대가 대신 학교에 전달해주기도 했다.
78살 최고령 응시생 눈길=경북 영주시에선 전국 최고령 수험생인 권춘식(78·경북 영주시 이산면)씨가 시험을 치렀다. 권씨는 지난해 8월 고입 검정고시와 지난 6월 고졸 검정고시에서도 전국 최고령으로 합격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권씨는 “반드시 좋은 성적을 얻어 대학에서 동양철학 등을 공부하고 싶다”며 긴장된 표정으로 시험장으로 들어갔다.
전주 ㅅ고에선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한 재수생(19)이 속옷 차림으로 시험을 치렀다. 그는 “옷을 입으면 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가려움증이 생긴다”는 병원 진단서를 내고 교내 양호실에서 혼자 시험을 봤다. 이밖에도 천식을 앓거나 청각 장애를 가진 수험생들은 별도로 마련된 학교 양호실에서 감독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험을 치렀다.
듣기평가 재방송=서울 구정고 3~4층 18개 시험장에선 1교시 언어영역 듣기평가 방송시험 도중 3번에서 6번까지 소리가 끊기는 사고가 일어났다. 구정고는 1교시가 끝난 뒤 해당 시험장에서 3~6번 문항을 5분 동안 재방송하고, 2교시 수리 영역을 5분 늦게 시작했다. 충북 청주시 율량동 일대에선 수능시험 시간 동안 신흥고·청주여고·인터넷고 등 고사장 주변에 항공기가 맴돌아 학부모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이에 대해 공군 17비행단 김성덕 정훈실장은 “1·3교시 언어·외국어 시험 때는 비행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나머지 시간대는 미리 잡힌 비행 일정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능일을 하루 앞두고 보내진 “수능 고사장을 폭파하겠다”는 메일과 관련해 경찰과 교육청 직원들은 16일 아침까지 시험장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다. 또한 수능 전날 오후엔 인터넷에 “수능이 연기된다는 소식을 뉴스에서 들었다”는 글이 급속도로 퍼져 혼란을 빚기도 했다. 전국 종합
한편 수능일을 하루 앞두고 보내진 “수능 고사장을 폭파하겠다”는 메일과 관련해 경찰과 교육청 직원들은 16일 아침까지 시험장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다. 또한 수능 전날 오후엔 인터넷에 “수능이 연기된다는 소식을 뉴스에서 들었다”는 글이 급속도로 퍼져 혼란을 빚기도 했다. 전국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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