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줄기인 골지천과 송천 물줄기가 어우러진다고 해서 붙여진 아우라지의 전경
태백산 ·황지 ·아우라지·석탄박물관 둘러보기
테마가 있는 체험학습
한 여름의 더위가 도시를 뜨겁게 달구자 사람들은 의무처럼 피서지를 찾아 떠난다.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고 다이빙을 하거나, 사람들로 바글대는 해수욕장에서 일광욕을 하거나 모래찜질을 한다. 하지만 다녀오고 나면 뭔가 허전하다. 괜히 더위에 고생만 한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초가을 주말을 이용해 태백으로 한번 가보는 것은 어떨까? 아이의 손을 잡고 태백을 찾아 여름 동안 지친 몸과 마음도 달래고, 이런 저런 체험학습도 해본다면 2학기가 가뿐하지 않을까?
잘 알려진 것처럼 우리 국토의 등줄기는 백두대간이다. 이 줄기의 중심에 바로 태백산이 있다. 듣기로는 익숙하지만 산줄기 가운데 있어서 막상 찾아가려면 길도 어렵고, 한편으로는 생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한 번 발길을 옮기면 그리 먼 곳도, 또 찾아가기 어려운 곳도 아니다.
태백에는 많은 볼거리가 있다. 낙동강이 발원하는 황지, 태백산, 그리고 석탄박물관 등등. 그러나 이번 발길은 먼저 물줄기를 거슬러 가는 것에서 시작하면 좋을 것이다. 바로 한강의 발원지를 찾아가는 것에서 시작한다.
짐을 챙겨 몸을 고속도로에 올려놓는 것만으로 마음이 넉넉해질 것이다. 그런데 그 길이 영동고속도로가 되면 설레임은 더한다. 비록 옛 정취가 사라져 버린 4차선의 쭉 뻗은 길이긴 하지만. 강원도의 경계, 원주를 지나고 조금 더 가다 보면 왼쪽으로 오대산, 오른쪽으로 진부가는 길이 나온다. 여기서 진부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진부 가는 길은 오대천 물길 따라 나전까지 1시간 안팎의 드라이브 코스다. 나전에 도착해서는 정선 반대편인 임계 쪽으로 방향을 잡아 가면 된다.
그 길을 조금만 가면 왼편으로 아우라지 나루가 나온다. 한강 줄기인 골지천과 송천 물줄기가 어울리는 곳이라고 해서 ‘아우라지’란 이름이 붙었고, 또 한편으로 뱃사공과 처녀 사이의 연애 이야기로 널리 알려진 ‘정선 아리랑’의 한 대목도 생각할 수 있는 곳이다. 물이 얕아 잠시 아이들과 물장구라도 치면 금방 시간이 흘러버릴 만한 곳입니다. 근래 아우라지에는 철로 자전거(레일바이크)가 7km에 이르는 폐철로에 준비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아주 약한 내리막길을 따라 계곡을 지나고 터널을 지나다 보면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가족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우라지에서 잠시 쉬었다가 가던 길을 재촉해 임계에 이르면 태백 가는 35번 국도를 만난다. 태백 이르기 전 10Km정도 오른편으로 검룡소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 따라 승용차를 6Km가량 몰아가면 검룡소 입구가 나온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여기서부터는 걸어가야 한다. 숲 속으로 들어가는 1km 남짓한 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차가운 기운이 몸에 부딛친다. 바로 시퍼런 물을 토해내는 소를 만날 수 있다. 이무기가 소를 끌어 잡아갔다고 하는 전설에 어울리는 어둑한 분위기와 세찬 물줄기, 짙은 초록의 이끼가 가득 낀 검룡소는 한여름의 더위를 무색하게 한다. 바로 한강의 발원지이다. 다시 들어가는 태백은 아마 저녁이 되었을 것이다. 급히 숙소를 정하고 시내 구경을 나서면 먼저 황지를 만날 수 있다. 공원처럼 꾸며진 황지는 물을 끊임없이 뿜어내는 세 개의 큰 소(沼)와 함께 황부자 전설이 있어 여름밤을 전설과 역사 속에서 머물게 한다. 날이 밝으면 태백산 도립공원 방면으로 떠난다. 태백산도 좋지만 그 앞에 있는 석탄박물관은 어린이들에게 더 없는 체험학습장이 될 것이다. 80년대 초반까지 우리 나라 에너지 산업의 주축을 이루었고, 또 그래서 많은 사연을 갖고 있는 석탄산업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덤으로 지구의 나이와 함께 한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은 돌과 보석으로 나타난다. 조금 더 태백에 머물고 싶다면 통리쪽으로 가서 너와집과 물방아를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제는 돌아가는 길을 걱정해야 한다. 큰 걱정이 아니라 동해, 삼척으로로 갈지, 아니면 다시 한강의 물줄기를 따라 갈지 걱정하는 것이다. 38번 국도를 타고 가면 가는 길에 환선굴도 볼 수 있고 삼척으로 떨어져 동해의 푸른 물결을 볼 수 있다. 같은 38번 국도를 이용해 고한으로 가면 영월 쪽으로 갈 수 있으며 단종의 슬픈 사연을 살펴볼 수 있는 장릉과 청령포를 둘러 볼 수 있다. 어디를 가도 우리 땅의 아름다움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올 여름 아직 어딘가에 다녀오지 못했다면 태백으로 다녀오면 어떨까?
* 태백 가는 길
태백으로 직접 가려면 기차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하루 7편 정도 청량리에서 출발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영동고속도로 진부 인터체인지를 이용해 나전까지 간다. 여기서 42번 국도를 타고 아우라지, 임계까지 갈 수 있으며 다시 35번 국도로 갈아타면 태백까지 갈 수 있다. 숙소는 태백시청에 문의하거나 홈페이지를 이용해 예약하면 된다.
태백시청 taebaek.go.kr 033-550-2085, 레일바이크 예약 ktx21.com 1544-7786.
글·사진 박광일/<아빠의 답사혁명> 지은이 ts@travelstory.co.kr
정선 구절리역에 있는 여치 까페.
아우라지에서 잠시 쉬었다가 가던 길을 재촉해 임계에 이르면 태백 가는 35번 국도를 만난다. 태백 이르기 전 10Km정도 오른편으로 검룡소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 따라 승용차를 6Km가량 몰아가면 검룡소 입구가 나온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여기서부터는 걸어가야 한다. 숲 속으로 들어가는 1km 남짓한 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차가운 기운이 몸에 부딛친다. 바로 시퍼런 물을 토해내는 소를 만날 수 있다. 이무기가 소를 끌어 잡아갔다고 하는 전설에 어울리는 어둑한 분위기와 세찬 물줄기, 짙은 초록의 이끼가 가득 낀 검룡소는 한여름의 더위를 무색하게 한다. 바로 한강의 발원지이다. 다시 들어가는 태백은 아마 저녁이 되었을 것이다. 급히 숙소를 정하고 시내 구경을 나서면 먼저 황지를 만날 수 있다. 공원처럼 꾸며진 황지는 물을 끊임없이 뿜어내는 세 개의 큰 소(沼)와 함께 황부자 전설이 있어 여름밤을 전설과 역사 속에서 머물게 한다. 날이 밝으면 태백산 도립공원 방면으로 떠난다. 태백산도 좋지만 그 앞에 있는 석탄박물관은 어린이들에게 더 없는 체험학습장이 될 것이다. 80년대 초반까지 우리 나라 에너지 산업의 주축을 이루었고, 또 그래서 많은 사연을 갖고 있는 석탄산업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덤으로 지구의 나이와 함께 한 흔적을 만날 수 있다.
낙동강이 시작됨을 알리고 있는 황지 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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