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장은 1947년 충남 공주에서 났다. 몰락양반의 후예로 가세가 급격히 내려앉아 일가가 상경했다. 3년 동안 ‘입주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교(경기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경제학과를 거쳐 미국 프린스턴대학에서 경제학 박사를 땄다. 미 콜롬비아대 교수와 서울대 교수를 지냈으며 2002년부터 서울대 총장으로 있다. 지은 책으로 〈중앙은행론〉, 〈거시경제론〉, 〈경제학원론〉(조순 전성인 공저), 〈한국경제 아직도 멀었다〉 등이 있다.
7월 퇴임 앞둔 정운찬 서울대 총장 <한겨레> 인터뷰서 밝혀
“경제규모 20배 가까운 미국과 섣불리 합치는 건 위험”
“서울대 법인화는 사립대 되고, 커다란 기업 되는 셈”
“경제규모 20배 가까운 미국과 섣불리 합치는 건 위험”
“서울대 법인화는 사립대 되고, 커다란 기업 되는 셈”
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졸속 체결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표적 경제학자로 한국경제학회 회장이기도 한 정 총장은 지난 15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경제규모가 20배에 가까운 미국 경제와 합쳐졌을 때 현재로선 미국이 더 큰 득을 볼 가능성이 많고, 한국은 득이 아니라 손해를 볼 수도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총장은 “한국 경제에서 미국의 위치가 미미하다면 해볼 수도 있지만, 현재 한-미 경제관계가 깊은 관계인데 두 경제를 섣불리 합치는 건 위험해 보인다”며 “두 시장 통합이 어떤 결과를 부를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연구 결과도 없는데 정부가 너무 서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유무역이 좋다는 건 경제원론 책 어디든 있지만 책 뒤에 가면 문제점도 있는데 (시장 통합을 서두르는 건) 책을 마지막까지 안 읽어 보고 쉽게 가는 격”이라고 경고했다.
정 총장은 “신자유주의는 극단적인 자유방임을 신조로 하는 영미의 이데올로기이며 강자 독식의 사회적 다윈주의”라고 규정한 뒤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추종하는 참여정부가 소득분배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신자유주의의 사전에는 분배정책이란 없다”고 지적했다.
정 총장은 서울대 법인화의 구체적 방안을 담은 대학 자체 보고서가 몇달간의 집중 작업 끝에 완성됐다고 밝히고, “(서울대가 법인화되면) 말하자면 사립대가 되는 것이고 하나의 커다란 기업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에는 서울대가 독자 법인으로 바뀌면서 인사·조직·예산에 대한 정부 간섭에서 벗어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의사결정 구조가 △총장 △대학 이사회 △교수 대의회로 나뉘고, 기존 일반회계, 기성회계, 연구비회계가 통합되며 교수와 교직원은 공무원 신분을 잃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