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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정운찬 총장 “황우석·김민수교수 사건때 힘들었다”

등록 2006-04-27 07:48

"황우석.김민수교수 사건때 힘들었다"
"참여정부 경제정책 일관성 부족"
서울대 국제화 기여, 외압 차단 평가
7월 퇴임후 평교수로 화폐금융론 강의

"임기를 마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게 가장 큰 보람입니다. 황우석ㆍ김민수 교수 사건 땐 정말 힘들었습니다"

오는 7월 4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정운찬(60) 서울대 총장이 밝힌 퇴임의 변(辯)이다.

정 총장은 서울대의 국제화에 크게 기여하면서 정부의 경제정책 등 각종 정책에대한 비판도 마다하지 않아 학자로서도 소신을 지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총장은 최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느낀 소회와 보람, 고충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그는 "학내 갈등 해소는 나름대로 성공했고 서울대 폐지론과 통합논술 반대론 등 외부압력도 잘 견뎌냈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가장 어려웠던 일로는 황우석 전 수의대 교수의 논문조작 사건과 김민수 미술대 교수의 복직 파동을 꼽았다.


그는 "황 교수 사건은 과학연구에 꼭 필요한 정직과 성실함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목표를 달성하려다 일어난 것"이라며 "어려움이 많았지만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논문조작 과정을 엄정하게 조사해 징계 결정를 내렸다"고 말했다.

김 교수 사건에 대해선 "미대 내부에서 풀어야 할 문제여서 초연하고 싶었지만 법원의 복직 판결을 따랐는데 당사자인 김 교수는 늦게 복직시켰다고 불만이었고 미대는 외부 입김에 굴복했다고 항의했다"고 당시 고충을 토로했다.

정 총장은 "런던타임스가 서울대를 세계대학에서 93위로 평가하는 등 위상이 많이 높아졌고 평의원회 출범 등을 통해 학내 시스템의 민주화에도 기여했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지역균형 선발제도를 도입해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고 신입생 수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해 교육과 연구의 질을 높인 것과 미국 프린스턴대, 일본 도쿄대, 영국 옥스퍼드대 등 100여개 명문대와 교류 협정을 맺은 것도 정 총장의 업적으로 꼽힌다.

역사 관련 학과와 정치ㆍ외교학과의 통합, 자율전공제 도입에 실패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정 총장은 말했다.

퇴임 후 가을학기부터는 평교수로 돌아가 전공분야인 화폐금융론을 강의하고 그동안 해온 신입생 세미나 강의도 계속할 계획이다.

정 총장은 "유혹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는 아직 생각이 없다"며 "서울대 총장이 장관으로 가는 풍토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정치에는 발을 들여놓을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역대 서울대 총장들이 임기 중 국무총리나 교육부총리 등에 발탁돼 중도 하차한 사례가 많았지만 그는 임기를 채우겠다는 처음 약속을 지킨 셈이다.

"총장을 맡기 전에 정치권에서 제안을 받은 적도 있지만 그 땐 준비가 안 돼 있어 고사했지만 서울대 총장을 하다 교육부 장관 등으로 가면 학교 위상을 추락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정부와 여론의 눈치를 보지 않는 `소신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던 정 총장은 인터뷰에서도 경제학자로서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에 `쓴소리'를 빼놓지 않았다.

그는 "경제정책의 방향성이 모호하고 일관성이 없어 오늘은 이 정책 내일은 저 정책이 나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어느 정부나 잘 하려는 의지가 있겠지만 현 정부는 식견이나 전문지식이 부족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조순 전 서울시장의 수제자이자 개혁 성향의 경제학자로 알려진 정 총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프린스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78년 서울대 교수로 부임한 뒤 사회과학대 학장 재직 중이던 2002년에 직선총장에 당선됐다.

홍제성 기자 js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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