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이 온다! 그들은 과연 인간의 친구일까, 적일까?
학교 도서관에서 처음 읽은 소설 ‘남극의 아이 13호’. 두꺼운 책들 속에 유일하게 얇은 이 책이 눈에 들어왔고, 우리의 미래가 될 수도 있는 내용이어서 호기심이 발동했다. 과학 기술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발달해 인공 지능의 능력이 인간을 능가하는 시점이 이 책의 배경이다.
책에서 인간들은 인공지능의 빠른 발달로 세계의 주도권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고, 인공지능의 흉계로 지구와 인간의 삶은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한다. 다시 세계의 주도권을 갖기 위해 인간들이 만든 연맹인 국제연맹과 인공지능이 만든 도시인 인공지능 네트워크 사이에 전쟁이 발생한다. 전쟁으로 인해 환경은 파괴되고 여러 바이러스가 생겨난다. 전쟁 속에서 유일하게 피해를 보지 않은 남극을 중심으로 평화 협정이 맺어지고 남극은 중립지역이 되었다.
전쟁 이후 사람들은 로봇에 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기술 발전은 후퇴하게 되었다.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열다섯 소년 엑토르는 리디아 이모의 꿈인 인간 공학 연구실을 열기 위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중립지역 남극으로 떠난다.
어느 날 밤, 전쟁 당시에 대량 살상 기계로 만들어진 로봇 ‘프람’은 부품이 고장 나서 연구실로 몰래 잠입하지만 엑토르한테 들켜 리디아 이모가 프람을 무료로 치료하는 동안 셋은 함께 살게 된다. 로봇을 싫어하는 엑토르와 인공지능 네트워크에서 버림받은 프람이 지구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함께 인공지능에 과감히 맞서 싸운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인물인 엑토르는 어린 시절 전쟁으로 부모님을 잃고, 전쟁 영웅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버지의 축소판을 원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으로 인해 힘들어한다. 보호자인 리디아 이모가 로봇공학에 관심이 있다는 이유로 학교에서도 심한 따돌림을 당한다. 여러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로봇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엑토르가 마지막에는 로봇인 프람과 함께 ‘우리’라는 이름으로 인간과 로봇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가장 인상 깊었다.
책 속의 내용처럼 인간과 로봇의 전쟁으로 인해 문명이 후퇴할 수도 있다. 혹자는 전쟁이 최후의 방법이라고 하겠지만, 정답은 아니다. 책은 정답이 정해져 있기보다는 우리의 행동과 생각의 변화에 따라 적이 될 수도, 친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 인간과 인공지능은 서로를 적대시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존재다. 우리에게 ‘로봇과 함께 공존하는 세상을 어떤 방향으로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게 해주는 이 책을 여러분에게 추천한다.
김채현 광남중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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