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 고시안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사가 수업 방해 학생을 물리적으로 제지하거나 교실 안팎으로 분리할 수 있도록 한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 고시가 1일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된다. 교육부가 최종 확정한 고시에는 보호자 인계 요청권 등이 추가됐다.
교육부는 “오는 1일부터 교권 확립 및 모든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한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와 ‘유치원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고시’를 교육 현장에 적용한다”고 31일 밝혔다. 교육부는 해당 고시에 관한 행정예고 및 관계기관 의견 조회 기간(8월18∼28일) 사이 제출된 727건의 의견을 검토하고 고시를 최종 확정·공포했다.
교육부는 학교장이 보호자에게 학생 인계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보호자 인계 조처는 수업시간 중 교실 밖 지정된 장소로의 분리, 정규수업 외의 시간에 특정 장소로의 분리 등 교사의 훈육을 거부하거나, 1일 2회 이상 분리를 실시했음에도 학생이 지속적으로 교육활동을 방해해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시행할 수 있다. 해당 학생은 보호자 인계 기간 동안 가정학습을 하게 된다. 기존 고시안에 담겨 있던 특수교육 대상자에 대한 보호 장구 착용은 인권 침해 우려가 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해당 조문을 삭제했다.
고시 적용에 따라 앞으로는 초·중·고교 교원들은 수업 방해 학생에 대해 교실 안팎으로 분리 조처할 수 있다. 학생 자신이나 타인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긴급한 때에는 학생을 물리적으로 제지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다만 교육부는 물리적 제지의 경우 인권 침해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을 고려해 우려할 만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9월 중 고시 해설서를 현장에 배포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경우 필요한 범위 내에서 학생의 소지품을 조사할 수 있고, 휴대폰 등 수업에 부적합한 물품을 사용할 경우 주의를 준 뒤 해당 물품을 압수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유치원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고시’에는 상담, 교육 3주체의 책무 관련 조문을 신설해 생활지도의 범위와 방식 등을 명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고시 내용을 반영해 각급 학교가 10월31일까지 학칙을 정비할 수 있도록 하고, 이 기간을 고려해 한시적으로 학교장이 ‘학칙에 관한 특례 운영계획’을 수립해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박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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