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정상화교육주체연대 관계자들이 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앞에서 공교육 정상화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 보호하는 방향으로 아동학대 관련 법안의 개정 처리와 아동학대사례판단위원회(가칭) 신설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협의회)는 8일 교권보호 종합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발표했다. 협의회는 입장문에서 현행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초·중등교육법을 고쳐 교사가 아동학대로 신고됐을 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아동학대로 보지 않도록 법에 명시할 것도 요구했다. 또 협의회는 “교사의 생활지도 중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서는 교육적 맥락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경찰 수사 전 아동학대사례판단위원회의 의견을 듣도록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아동학대법은 아동학대 발생 때 시·군·구청 담당자의 1차 조사 뒤 경찰 수사-검찰 송치의 처리구조로 이루어졌는데, 교사의 생활지도 중 발생한 사건은 교육적 맥락을 고려하도록 경찰 수사에 앞서 교사들을 아동학대사례판단위원회(가칭) 판단을 받자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를 추모하는 집회가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협의회는 또 악성 민원 방지를 위한 대책 수립 필요성도 강조했다. 특히 악성민원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무고성 교육활동 침해 가해자에 대한 조처를 의무화하고, 교사 인권을 침해하는 수준의 교육활동 방해에 대해서는 사후 형사 조처를 할 수 있도록 법령에 명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입장문에는 교사 뿐 아니라 정서행동 위기학생에 대한 지원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담겼다. 협의회는 ‘정서행동위기학생지원에 관한 특별법’(가칭)을 만들어 위기 학생 대책과 함께 이들을 교육할 위한 교육기관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또 교육지원청에 교권보호위원회 설치, 교원 피해비용 보상·법률 지원 확대 등 정책 강화도 요구했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임시총회 발제에서 “교원의 교육활동 침해는 복합적 문제”라며 “일부 주장대로 학생인권 탓으로 단순화하거나 어느 하나를 과도한 원인으로 지목해선 안 된다. 다층적이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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