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원들이 지난 25일 오전 국회 앞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를 추모하며 재발 방지 대책 교사 의견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학부모가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빈도가 중고교보다 초등학교에서 더 잦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7일 교육부의 ‘교육활동 침해 현황’을 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4년간 전국 17개 시도에서 발생한 교육활동 침해 사례는 9163건으로 집계됐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884건, 중학교 5079건, 고등학교 3131건, 특수학교 등 기타 69건이었다.
침해 주체가 학생인 경우가 8447건(92.2%)에 이르렀지만, 학부모 등 학생의 보호자가 교육활동을 침해한 사례도 716건(7.8%)이나 됐다. 학교급별로 따지면, 초등학교에선 학부모 등 보호자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가 전체 884건 중 298건(33.7%)에 이르렀다. 반면 중학교에선 5079건 중 248건(4.9%), 고등학교에선 3131건 중 158건(5.0%)으로 집계됐다. 초등학교 교사들의 경우, 학생보다 학부모의 악성 민원 등에 시달리는 경향이 중고교보다 최대 7배 가까이 높다는 뜻이다.
이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발표한 ‘교권침해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교사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느끼는 대상’은 학부모(66.1%)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이 지난 25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봐도, 초등교사 49%가 ‘학부모의 악성 민원을 겪었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번 ‘교육활동 침해 현황’에서 주요 유형 가운데 ‘모욕·명예훼손’이 절반 이상(55.4%)을 차지했다. 상해·폭행(10.4%), 성적 굴욕감·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8.1%), 정당한 교육활동을 반복적으로 부당하게 간섭(6.1%), 공무 및 업무방해(5.1%), 협박(3.9%)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교육활동 침해가 대폭 줄었다가 느는 추세도 두드러진다. 2019년 2662건이었던 교육활동 침해 건수는 2020년 1197건, 2021년 2269건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3035건으로 급증했다. 교육부는 “2020~2021년은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 진행으로 교육활동 침해 건수가 일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박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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