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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한국 “하나 알아도 제대로”
미-영 “다양하게 두루두루”

등록 2006-03-12 15:49수정 2006-03-14 18:16

수학개념 쏙쏙 / 우리나라 수학 vs 미-영 수학

우리나라 학생들은 ‘문자를 사용한 식’을 중1(7-가)에서 배운다. 그렇다면 미국과 영국에서는 언제쯤 배울까?

미국 초등 수학 교재를 보면 ‘4학년’ 때 처음 방정식이 나온다. 그뿐 아니라 음수, 지수 등도 4, 5학년 때부터 배우기 시작한다.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에 따른 초등수학 교과서와 이들의 초등 수학 교재를 비교하며,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자.

한국, 음수. 소수 어림 중학교때부터
외국, 초등 고학년부터 생활소재로

(1) 음수

우리나라 초등 수학에서는 자연수, 0, 양의 분수, 양의 소수만 다루고, 음수는 중1 과정인 7-가 ‘정수와 유리수’ 단원에서 처음 다룬다. 하지만, 외국 초등 교재는 초4 과정에서 온도 등을 이용하여 생활 속의 음수를 소개한다. 그렇다고 본격적으로 음수 연산까지 다루는 것은 아니다.

(2) 소수 어림하기

우리나라에선 이미 초3 때 소수를 도입해 그 이후 계속 소수 연산을 다룬다. 또 초4-나 ‘근사값으로 어림하기’ 단원에서는 128을 일의 자리에서 반올림하면 130이 된다는 것을 배운다. 하지만 어림하기에서는 소수를 어림하는 것은 다루지 않고 자연수만 다룬다. 이에 비해 미국과 영국 교재를 보면 4학년 과정의 ‘어림하기’ 단원에서 자연수뿐 아니라 소수 어림하기까지 함께 가르친다. 예를 들면, “뉴욕의 다리는 0.807마일이다. 소수 둘째자리까지 어림하라”는 문제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중2년 1학기(8-가)에 다루는 내용이다.

(3) 방정식의 조기 도입

우리나라에서는 초등 과정에 문자를 사용한 대수식(문자를 사용한 수식)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 데 비해, 미·영 교재에서는 대수식을 초 4, 5년 때 다룬다.<그림2>

외국, 초등학교때부터 문자 사용한 수식
일차방정식. 함수. 지수 모조리 다뤄

(4) 거듭제곱과 지수

외국 교재에선 큰 수(4~5학년) 단원에서 십진법을 설명하면서 지수를 사용하는 것도 배우는데, 이것은 우리나라로 치면 7-가 ‘십진법과 이진법’ 단원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5) 일차 함수

우리나라 과정은 중1 때 일차방정식을 마스터하고 나서 일차함수를 배우게 되는데, 이들 교재를 보면 초5 과정에 ‘문자를 사용하여 식으로 나타내기’를 소개한 다음 일차방정식과 함수를 동시에 다루고 있다.〈그림4〉

한국, 개념맛보기보다 완전정복 치중
외국, 기초지식 다지는 데 큰 비중

이상을 보면 교육과정 바탕에 깔린 사고방식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 은 대부분 한 가지를 새로 배우면 얼마쯤은 마스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수학을 전공하든 안 하든, 영어나 피아노, 수영을 전공하든 안 하든, 일단 시작했으면 끝을 보아야 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끝내기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은 아예 시작하지 않는 측면도 있다. 어영부영하다가 도중에 그만두느니 아예 시작을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고방식이 우리의 교육과정의 틀을 만드는 것에도 영향을 끼치는지도 모른다. 즉, 방정식을 새로 가르치면 방정식의 응용까지 마무리해야 하는데, 방정식 맛보기는 대부분의 초등학생에게도 가능하지만, 그 복잡한 응용까지 다루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니 아예 방정식 단원 전체가 중등 이후로 넘어가게 된 것은 아닐까?

반면 미국·영국 교재에서는 일단 ‘두루두루 맛보기’를 한다. 즉, 초등 과정은 다음에 배울 내용들을 간략히 소개하며 각 개념의 기초적인 지식을 다지는 것에 큰 비중을 둔다. 한마디로 깊이보다는 다양성을 살리는 것! 우리가 보기에는 마냥 쉽기만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중등과정에서 배우는 내용들이 그리 낯설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선택 수학은 매우 어렵다.)

강미선/<개념잡는 초등수학 사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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