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이 작가의 소설 <주머니 속의 고래>는 각자 다른 사정과 속마음을 지닌 중학생들이 꿈과 진로를 고민하고 풀어가는 이야기다. 얼굴 덕에 길거리 캐스팅을 받아 오디션에 가게 된 민기와 민기를 따라 오디션에 함께 간 친구 현중, 민기네 집에 세 들어 사는 가난한 집 여학생 연호, 공개 입양아인 준희가 등장한다. 얼굴만 믿고 도전한 민기, 민기를 따라 간 현중은 결국 오디션에서 탈락하는데, 이때 이들은 노래 잘하는 연호를 떠올린다.
드림박스 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친아들임에도 다른 집에 공개 입양된 준희는 랩을 잘한다. 어느 날 준희는 연예인을 꿈꾸는 민기와 현중, 연호와 함께 노래방에서 스트레스를 푼다. 이날 민기는 친구들의 목소리를 녹음해 드림박스에 보낸다. 연호가 지하 방으로 이사하는 날, 드림박스로부터 연호를 한 번 만나고 싶다는 연락이 온다.
하지만 지하 방으로 이사한 뒤부터 연호는 학교를 결석한다. 준희가 담임 선생님과 함께 연호를 찾아가지만, 자신의 가난한 현실을 들키고 싶지 않았던 연호는 그 자리에서 실신하고 만다. 민기가 연호에게 드림박스에 가서 노래를 해보라고 권하지만, 연호는 그 제안을 뿌리치고 일자리를 구하러 나선다. 그러나 미성년자인 연호가 할 수 있는 일은 마땅치 않았고, 그 모습을 본 준희는 “너 노래하고 싶잖아”라며 연호에게 넌지시 조언한다. 준희도 자신의 생모인 드림박스의 대표이사 주선민과 쌓인 감정을 조금씩 풀어나간다. 연호는 긴 연습생 생활을 거쳐 첫 노래를 부른다. 현중은 여전히 연예인을 지망하고, 민기는 공부를 다짐하며 소설은 끝을 맺는다.
나도 장래 희망이 연예인이었던 때가 있었다.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멋있고, 대단해 보였기 때문이다. 민기와 현중처럼 연예인 생활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가늠하지는 못하면서 그저 막연히 ‘되고 싶어서’ 꿈꿨던 것 같기도 하다.
<주머니 속의 고래>를 읽고 다시 나의 꿈을 돌아봤다. 내가 연예인으로 잘할 수 있을지, 그 직업을 좋아할지, 혹여 지루해하지 않을지 등 여러 걱정이 밀려왔다. 관심이 생기고 멋있어 보이는 직업은 많지만, 딱히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러나 <주머니 속의 고래> 주인공들처럼 언젠가는 내 꿈을 찾아 이룰 수 있으면 좋겠다.
왜 책 제목이 주머니 속의 고래일지 궁금했다. 바다와 관련된 이야기가 아닌데, 왜 고래라는 단어가 들어갔는지 검색해보니 고래는 ‘꿈'을 의미했다. 즉, 주머니에 꿈을 간직한 채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아직은 뚜렷한 꿈이 없지만, 언젠가 꿈이 생긴다면 <주머니 속의 고래> 속 주인공들처럼 내 마음속 주머니에 꿈을 넣어두고 소중히 간직하며 꿈을 이루려고 노력할 것이다.
소설 끝부분에서 현중이 “접으면 그게 꿈이냐? 종이지”라고 한 말이 특히 인상 깊었다. 연예인이라는 꿈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집약된 것 같기도 했고, 꿈을 위해 더 노력하라고 격려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아 여운이 오래 남는다. 언젠가 주인공들 모두가 꿈을 이루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박소연 광교호수중학교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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