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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발라드부터 칼군무까지…1020 문화감수성 충전하라

등록 2022-09-06 08:44수정 2022-09-06 09:23

청소년 위한 가을맞이 공연·전시들

이무진·알리 등 라인업 화려한
‘발라드페스티벌 발라당 2022’
원작 연극 ‘시간을 파는 상점’
케이팝·칼군무 담은 뮤지컬
‘라인업: 더 오디션’도 눈길

“저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지더라고요.” 배우 조승우는 티브이엔(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서 배우의 꿈을 키우게 된 계기를 이야기했다. 수업 시간에 화장실 가고 싶다고 말 못 할 정도로 내성적이던 그는 어느 날 예술고등학교 다니던 누나의 공연을 봤다. 뮤지컬 <돈키호테>였다. 야구 하고 자전거 타는 것 말고는 별다른 꿈이 없던 소년은 그날 전율을 느꼈다.

가수이자 ‘제1회 발라드페스티벌 발라당 2022’의 총감독인 박학기에게도 그런 결정적인 순간이 있다. 중학교 때 수련회에서 노을이 지는 풍경 속으로 흘러나왔던 폴 모리아 오케스트라의 ‘이사도라’, 첫눈이 내리는 날 들었던 리오 세이어의 ‘웬 아이 니드 유’. 그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추억은 제 평생의 감성을 지배했다”며 “이런 음악을 하고 이런 성향이 된 데에는 그 추억이 어마어마한 나비효과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0~20대에 접한 문화 경험은 감성 지도의 바탕색이 되기도 한다. 1020 세대가 가족과 함께 또는 따로 여행하듯 가을을 만끽하며 감성도 충전할 수 있는 공연, 전시 등을 소개한다.

기성 가수의 발라드부터 래퍼 경연까지

가수 이무진은 1년 전만 해도 무명이었다. 학교 복도에서 노래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영상이 인기를 끈 정도였다. 이후 제이티비시(JTBC) <싱어게인―무명가수전>에서 ‘63호 가수’로 스타덤에 올랐다. 유명해진 지금도 학교 복도 같은 20대의 삶이 그의 노래 ‘자취방’, ‘욕심쟁이’ 등에 진하게 스며 있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누구나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가요계의 심신안정제”가 꿈이라고 했다. ‘네 이야기’이지만 ‘내 이야기’ 같은 그의 편안한 발라드를 오는 25일 잔디밭에 누워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 신예뿐만 아니라 박정현, 윤도현, 알리 등 발라드 거장들이 줄줄이 무대에 오른다.

9월23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제1회 발라드페스티벌 발라당 2022’에서다.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엘리시안 강촌 리조트’에서 열리는 이 페스티벌에서 익숙한 발라드부터 최신 트렌드까지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풍경 속에서 펼쳐진다. 부모와 청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인 셈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표한 2020년 음악산업백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76.5%가 가장 즐겨 듣는 음악으로 발라드를 뽑았다. 박학기 총감독은 이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는 팁으로 “가사를 음미해보라”고 말했다. △23일(금): 이준호, 양다일, 박재정, 박기영, 스텔라장, 흰(HYNN·박혜원), 하동균 △24일(토): 이주혁, 챈슬러, 아도이, 김나영, 백아연, 정승환, 박정현 △25일(일): 오존, 알리, 박창근, 김재환, 이무진, 적재, 윤도현(with 허준, 고경천)이 무대에 오른다.(www.balladfestival.co.kr)

충북 음성에는 래퍼들이 모인다. 1020의 꿈과 고민을 날것 그대로 들려줄 또래 무명 래퍼들 가운데 예선을 통과한 11개 팀이 23회 음성 품바 축제(9월21~25일 음성 설성공원 일대)의 일환으로 열리는 ‘글로벌 품바 래퍼 경연’(23일 오후 6시, 설성공원 야외음악당)에서 공연을 펼친다. 코로나19 탓에 온라인으로 열린 지난해엔 128팀이 예선에 참여했다. 지난해 본선에서 17살 이정민군은 대구에서 음성까지 와 이별의 아픔을 노래했다. 대학생 곽지은씨는 ‘노동요’를 가져왔다. 새벽 2시부터 밤 9시까지 일하는 자기 삶을 랩으로 만들었다. “난 시간이 없어~. 어쩔 수 없어~. 두통약은 필수.” 각설이 타령의 사설, 후렴, 춤 등이 랩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낸 경연대회다. 25일엔 전국 품바 가요제도 열린다.(pumba21.com)

8년째 인기를 끌고 있는 동명의 청소년 문학을 원작으로 한 연극 &lt;시간을 파는 상점&gt;. 파랑컴퍼니 제공
8년째 인기를 끌고 있는 동명의 청소년 문학을 원작으로 한 연극 <시간을 파는 상점>. 파랑컴퍼니 제공

10대 고민과 성장 담은 연극과 뮤지컬

10대의 고민과 성장을 찰진 이야기에 담은 연극도 있다. 소극장 무대라 영화나 텔레비전과 달리 배우들과 눈 맞추며 참여하는 재미가 있다. 파랑컴퍼니가 제작한 연극 <시간을 파는 상점>은 8년째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이다.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인 김선영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소방관인 아빠를 잃은 온조는 아빠의 뜻을 이어가기로 결심한다. 온라인에 크로노스라는 닉네임으로 ‘시간을 파는 상점’을 열고 손님들의 고민을 해결해 나간다. 첫 의뢰인은 온조에게 훔친 물건을 제자리에 돌려놔 달라고 부탁한다. 연대의 의미를 추리물 형식에 담아 재밌게 풀었다. 초등학교 4학년 딸과 함께 봤다는 ‘투준맘’은 블로그에 “웃음 포인트가 많아 좋았다”고 썼다. 역시 파랑컴퍼니가 제작해 지난 5월 무대에 올린 연극 <내일은 내일에게>도 김선영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허름한 주택가 달빛마을에 사는 연두는 홀로 남겨질까 봐 두렵다. 새엄마와 이복동생, 아빠와 함께 살았는데 아빠가 숨졌다. 어느 날, 집 앞에 과거에서 온 것 같은 카페 ‘이상’이 문을 연다. 카페 주인은 연두에게 아르바이트를 제안한다. 이곳에서 연두는 각자 다른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들을 만난다. 이들과 소통하며 연두는 성장한다. 13살 딸과 함께 이 연극을 봤다는 ‘티티카카’는 블로그에 “소설이 연극으로 어떻게 각색되고 무대에 오르는지 볼 수 있는 경험”이었다며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썼다.

청소년이 주인공인 창작뮤지컬도 또래 관객을 기다린다. 아이돌을 꿈꾸는 10대 연습생들의 이야기 뮤지컬 <라인업: 더(the) 오디션>이 9월16일부터 12월23일까지 서울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 새천년홀 무대에 오른다. 진혁, 겨울, 연서, 현민, 호찬은 5인조 아이돌 연습생이다. 그룹 이름은 ‘더 레전드’인데 레전드는커녕 아직 데뷔도 못 했다. 게다가 기획사는 최종 오디션을 열어 연습생들을 정리하겠다고 결정한다. 개성이 다른 이들은 반목과 화해를 반복하며 공통의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열정과 좌절 그리고 도전을 따라가는 이야기에 학교폭력 문제 등도 담았다. 친숙한 인기 케이팝 곡들과 함께 화려한 칼군무를 볼 수 있는 게 매력이다. 뮤지컬 배우 황바울씨가 연출을 맡았다. 역시 청소년용 창작뮤지컬인 <우리들의 특별한 이야기―스페셜>은 학교로 찾아가는 공연이다. 시골에서 만난 10대 4명이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다. 공연 뒤 배우들과 대화하며 뮤지컬 관련 직업에 대해 직접 묻고 들을 수 있다.(ara-company.co.kr)

10대 아이돌 연습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lt;라인업: 더 오디션&gt;의 연습 장면. 아라컴퍼니 제공
10대 아이돌 연습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라인업: 더 오디션>의 연습 장면. 아라컴퍼니 제공

‘국민 화가’ 이중섭 전시회도

교과서에서만 보던 ‘국민 화가’의 작품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도 왔다. 관람객 25만명을 끌어 모았던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2부’는 이중섭 작품들을 선보인다. 삼성그룹 고 이건희 회장의 유족들이 기증한 이중섭의 작품 90점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10점을 공개한다. 이중섭의 역동적인 선과 강렬한 색채를 따라 지난했던 삶의 굴곡이 펼쳐진다. 이중섭의 연애 시절 애인에게 보낸 엽서화 36점, 가족과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한때를 담은 그림들, 돈이 없어 담뱃갑 은박지에 철판이나 못으로 윤곽선을 눌러 그린 은지화 30점도 이 전시에서 볼 수 있다. <닭과 병아리>, <물놀이하는 아이들>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고 <춤추는 가족>은 40년 만에 관람객을 맞는다. 내년 4월23일까지.

김소민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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