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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스텔라장·아도이·정승환, 이 조합 뭐야? ‘발라당’ 귀호강 조합!

등록 2022-09-01 08:00수정 2022-09-19 09:31

‘청량한 음색’ 스텔라장
‘상업적 인디’ 아도이
‘발라드 세손’ 정승환
발라드페스티벌에서 만난다
가수 정승환. 소속사 제공
가수 정승환. 소속사 제공

사전에서 ‘발라드’를 찾아보면 여러 뜻이 나온다. 그 가운데 ‘대중음악에서, 사랑을 주제로 한 감상적인 노래’가 우리가 아는 발라드의 의미와 가장 잘 부합한다. 좀 더 말을 덧붙인다면 ‘사랑을 주제로 한 (느리고 서정적이며) 감상적인 노래’ 정도가 될 것이다.

우리가 발라드라 할 때 그 음악은 대부분 ‘팝 발라드’에 가깝다(록에도 발라드가 있다). 한국 팝 발라드의 시작으로 이문세·이영훈 콤비와 유재하를 이야기하지만, 그 이전부터 팝 발라드는 꾸준히 만들어져왔다. 해바라기는 형식적으로 포크로 분류됐지만 실제로 이들이 만든 음악은 팝 발라드에 가까웠고, 앨범 크레디트에 표기되진 않았지만 편곡은 건반 연주를 맡은 변성룡이 했을 것이다.

변성룡, 이호준, 김명곤, 왕준기 등은 1980년대 한국 가요를 선도했던 편곡가들이었다. 이들로 인해 한국 발라드 음악은 한층 더 발전할 수 있었다. 그 뒤 이문세와 유재하의 음악이 라디오를 점령하면서 본격적인 발라드의 시대가 열렸다. 그리고 이내 발라드는 처음부터 한국인의 음악이었던 것처럼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았다. 이문세와 유재하, 변진섭을 지나 신승훈은 ‘발라드의 황제’ 자리에 올랐고, 지금 시대의 발라더 정승환은 농담처럼 ‘발라드의 세손’으로 불린다.

이문세부터 정승환까지 계속해서 발라드의 시대가 지속된다는 건 그만큼 오랜 시간 한국인에게 발라드가 사랑을 받아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발라드를 전면에 내세운 페스티벌은 없었다. 오는 23일부터 사흘간 강원 춘천시에서 열리는 제1회 발라드페스티벌 ‘발라당 2022’가 반가운 이유다.

발라드를 듣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 왔다. 바람은 시원하고 주변엔 푸른 잔디가 가득할 것이다. 9월의 밤에 계속해서 흘러나올 페스티벌 선율 속에서 한번쯤 더 귀 기울이면 좋을 세 아티스트를 골라봤다.

가수 스텔라장. 소속사 제공
가수 스텔라장. 소속사 제공

그 첫번째는 스텔라장이다. 스텔라장이 다시 부른 윤수일밴드의 ‘아름다워’는 훌륭한 커버 곡을 꼽는다면 꼭 들어가야 하는 노래다. 원곡이 갖고 있는 낭만을 놓지 않으면서도 스텔라장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가는 데 성공했다. 발랄하고 상큼한 이미지가 노래 안에 자연스레 스며들어 있다. 스텔라장의 음악 역시 이 이미지를 그대로 품고 있다. 애초 그는 래퍼를 꿈꾸던 지망생이었다. 하지만 유희열, 이적, 페퍼톤스 등의 음악을 들으며 발라드를 비롯한 다른 장르로까지 관심의 영역을 넓혔다. 그래서 스텔라장은 정통 발라드 가수로 이야기되지는 않는다. 대신에 그루비하고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감각적인 노래들이 있다. ‘빌런’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 ‘환승입니다’ ‘욜로’(YOLO) 같은, 제목만으로도 재기발랄한 노래들은 페스티벌의 느린 선율 사이에서 청량감 가득한 기운을 전해줄 것이다.

밴드 아도이. 소속사 제공
밴드 아도이. 소속사 제공

아도이는 두번째로 꼽은 아티스트다. 아도이는 스스로를 ‘커머셜 인디’ 밴드라고 부른다. 이른바 ‘진정성’ 같은 것들이 강조되는 인디신에서 ‘상업적’ 인디를 지향점으로 삼는 건 특별했다. 그리고 아도이는 이를 증명해냈다. 아도이는 자신들의 음악적 태도는 그대로 지키며 상업적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옥승철 작가가 그린 인상적인 일러스트 커버와 노래 ‘그레이스’는 아도이란 이름을 젊은 세대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아도이는 방송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자신들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음악 팬들에게까지 아도이의 음악을 알렸다. 코로나 팬데믹만 아니었다면 아도이의 이름은 지금보다 훨씬 더 커졌을 것이다. 부유하는 느낌과 낭만을 함께 가지고 있는 아도이의 음악은 분명 도시에 어울리는 음악이다. 하지만 좋은 음악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아도이의 무드가 춘천의 자연 속에서 울려 퍼질 때 그 낭만은 또 색다를 것이다.

가수 정승환. 소속사 제공
가수 정승환. 소속사 제공

마지막은 정승환이다. 앞서 말했지만, 정승환이 ‘발라드 세손’이란 말을 듣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오디션 프로그램 <케이팝스타 시즌4>(SBS)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그는 꾸준히 발라드를 불러왔다. 심사위원들에게 극찬받아온 그 목소리를 통해 자신에게 어울리는 노래를 받아 부를 줄 알았다. 정승환은 스스로 곡을 많이 쓰지는 않지만, 다른 작곡가에게서 받은 노래를 온전히 자신의 노래로 만들어 부를 줄 안다. 그 노래들은 모두 발라드의 자장 안에 있었다. 방송을 통해 이름을 알린 뒤 그가 발표한 첫 음반 제목은 <목소리>였다. 지난해 발표한 <다섯 마디>엔 ‘오리지널 발라드’ 음반이란 수식이 붙었다. ‘목소리’와 ‘발라드’는 정승환이라는 음악가의 정체성이다. 그 정체성은 ‘너였다면’ ‘눈사람’ ‘우주선’ 같은 노래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담담’과 ‘애절’을 오가는 감정 표현에 탁월하고 노래의 서사를 쌓아가는 해석도 탁월하다. 세손은 자연스레 왕의 길을 향해 간다.

김학선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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