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신경민 앵커 맺음말 중에서
MBC 신경민 앵커 교체
엄사장은 “경쟁력 강화”…비대위 “보도국장도 청와대 압력 답변”
문광부·방통위·한나라·뉴라이트 ‘MBC 변화’ 전방위 압박 가해와
엄사장은 “경쟁력 강화”…비대위 “보도국장도 청와대 압력 답변”
문광부·방통위·한나라·뉴라이트 ‘MBC 변화’ 전방위 압박 가해와
<문화방송> 경영진이 ‘뉴스데스크’ 신경민 앵커 교체를 최종 결정한 표면적인 이유는 ‘경쟁력 강화’다. 엄기영 사장은 13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뉴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수치상으로 보면 그럴 만해 보인다.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올해 들어 <한국방송>과 <에스비에스>의 메인 뉴스에 비해 계속 뒤처졌다. 올해 1분기 문화방송 광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가 빠졌다. 다른 지상파에 견줘 감소 폭이 더 크다.
하지만 이런 설명만으로 기자들의 절대다수가 반대하는 앵커 교체를 정당화하기에는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문화방송 노조 민주방송실천위원회 김주만 간사는 “엄기영 사장이 앵커를 할 때도 시청률이 5~6% 나왔을 때가 꽤 있었고, 광고 매출과 시청률 간의 상관관계도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엄 사장이 극구 부인한 ‘정치적 압력’에 의한 것이라거나 자발적으로 권력 눈치 보기를 했다는 분석이 더 많다. 정치적 외압설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계속돼 온 정부와 여당의 행보에서 제기된다. 현 정권은 문화방송의 보도 태도에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해 왔다. 정부의 대변인 구실을 하고 있는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엠비시는 주인 없는 문어발식 재벌” 등의 강경 발언으로 문화방송을 압박했다. ‘대통령의 멘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한 발 더 나아가 “엠비시의 정명은 무엇인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며 민영화 가능성까지 들먹였다. 엠비시 보도본부 차장·평기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밤 낸 성명에서 “보도국장조차 지난 7일 보도본부 기별 대표들과의 면담에서 ‘청와대의 압력이 있다는 것을 나도 안다’고 답변한 바 있다”며 압력 의혹설을 뒷받침했다.
엄 사장이 이날 담화문에서 “공영방송 엠비시의 궁극적인 목표는 더욱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는 공정하고 균형 잡힌 방송”이라고 말한 점도 정치적 외압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 신 앵커의 맺는말이 수구세력으로부터 지적받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얘기다.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실장은 “정황상 외압이 있거나 자기 검열 두 가지로 볼 수 있다”며 최소한 ‘(경영진의) 알아서 기기’라는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김승수 전북대 교수도 “문화방송 보도는 기본적으로 탈정부, 비정부 정도 수준인데 이것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니까 경영진이 고민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오는 8월 문화방송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교체를 앞두고 정치 권력의 눈치를 본 결정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신 앵커의 교체는 한국 저널리즘의 후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가장 큰 문제는 모든 언론이 권력에 순치돼 앞으론 누구도 문화방송 수준의 저널리즘조차 구현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신 앵커 교체에 대해 문화방송 기자회는 긴급총회를 열어 제작거부 연장과 보도국장 불신임안 가결 등으로 강경 대응에 나섰다. 노조는 보도국장 교체와 사장 사과, 공정방송 제도 마련 등을 요구하며 14일 아침 임원실 앞 복도 점거농성을 벌이기로 해 노사 갈등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도 13일 성명서를 내어 “명백한 정치적 외압에 대한 굴복”이라며 앵커 교체 철회를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14~15일 간부 결의대회를 열어 신경민 앵커 교체 등 문화방송 문제를 포함한 현 정부의 언론정책 전반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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