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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맨유 퍼거슨 “뭐니뭐니 해도 ‘팀워크’”

등록 2007-05-14 17:11수정 2007-05-14 17:4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앨릭스 퍼거슨 감독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앨릭스 퍼거슨 감독
[19돌 창간특집] ① 스포츠 명장들의 리더십 배워볼까
“스포츠 감독들을 벤치마킹하자!”

스포츠 무대에서 많은 감독들이 특유의 리더십과 용병술로 대성공을 거두면서, 스포츠 리더십이 주목을 끌고 있다. 세계적 명장들의 독특한 선수다루기 비법은, 이미 글로벌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된지 오래다. 성공한 몇몇 지도자들을 통해 유형별로 스포츠 리더십을 살펴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앨릭스 퍼거슨 감독

“팀보다 큰 선수는 없다.”

1986년부터 올해까지 22년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지휘하는 앨릭스 퍼거슨(66) 감독의 팀 운영철학이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16회 우승, 축구협회(FA)컵 11회 우승에 빛나는 최고명문팀. 특히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뒤 9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2006~2007 시즌에는 4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이는 퍼거슨 감독의 업적이다.

맨유는 그런 성적과 명성에 걸맞게 팀을 항상 각 포지션별로 세계 최고스타들로 꾸렸고, 이들을 관리하는 건 감독의 몫이었다. 수많은 스타들을 길러내고 떠나보내면서도 20년 넘게 한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퍼거슨 감독의 비결은 선수 한두명에 의존하지 않는 그의 뚜렷한 신념이었다.

퍼거슨은 팀 전체의 안정을 위해선 몇몇 개인적인 선수들과의 직접적인 충돌도 마다하지 않는 ‘관리형’ 감독이다. “내 방식에 따르지 않으려면 떠나라”(my way or highway)는 그의 확고한 신념은 스타플레이어 한두명에 의지하지 않는 맨유의 팀컬러를 만들어냈다.

직언을 서슴치 않는 퍼거슨의 불같은 성격은 때론 선수들과 마찰을 일으키기도 한다. 1998~1999 시즌 트레블의 주역이었던 드와이트 요크, 데이비드 베컴, 로이 킨 등이 퍼거슨과의 마찰을 전후로 팀을 떠났다. 2003년 베컴과 일으킨 ‘신발사건’은 잘 알려진 경우다. 경기 뒤 말다툼 끝에 퍼거슨 감독이 베컴의 신발을 찼고, 그게 베컴의 머리에 맞아 눈썹이 찢어진 일이 있었다. 그 뒤 4개월 만에 베컴은 레알 마드리드로 팀을 옮기게 된다.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로 옮긴 뤼트 판 니스텔로이도 퍼거슨과 불화가 주된 이유라고 알려져 있다.

팀에 필요한 어린 선수들에겐 한없이 너그럽고 때론 든든한 방패가 돼주기도 하는 퍼거슨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는 모두가 팀의 안정을 유도해 팀 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종이다. 지난 3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시뮬레이션 액션 논란에 시달렸을 땐, 이를 거론하는 기자를 공개적으로 나무라며 호날두의 부담을 덜어줬다. 상대팀이나 선수, 심지어 미디어까지 ‘팀을 위협하는 것’으로 몰아붙여 팀 구성원들의 단합을 유도하기도 한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K리그 김학범 성남 일화 감독
분석 또 분석…감독님은 공부중

K리그 김학범 성남 일화 감독
K리그 김학범 성남 일화 감독
그는 실업팀 국민은행에서만 뛴 무명이었다. 그런 선수에게 한국축구가 태극마크를 덥석 줄리 없었다. 1991년 은퇴한 뒤엔 6개월여간 국민은행 서울 퇴계로지점 대리가 됐다. 코치로 있던 국민은행 축구팀이 해체되자, 1998년 국민은행 본점 영업 2부 과장이 돼 또 양복을 입었다.

지금 그 김학범(47) 성남 일화 감독은 지난해 수원 삼성을 꺾고 프로축구 정상을 밟은 최고의 지도자가 됐다. 차범근(수원 삼성) 허정무(전남 드래곤즈) 등 스타선수 출신도 그를 넘어서지 못했다. 김두현(성남)은 “경기에 나가면 감독님이 분석하시고 말씀해준 것과 상대팀이 똑같이 움직여 놀랄 때가 많다”고 얘기한다. 박항서 경남FC 감독도 “상대팀으로서 김 감독이 만든 성남의 조직력엔 헛점이 거의 보이지않는다”고 말한다.

“대충 알고 할 순 없죠. 축구란 경기 자체를, 선진축구의 흐름을 내가 먼저 완벽히 알아야 지도할 수 있죠.” 김 감독은 그래서 지독한 분석가, 공부하는 지도자로 통한다. 그는 지난해 명지대 대학원에서 ‘델파이 방법을 활용한 축구 훈련방법에 관한 내용분석’이란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45명의 지도자를 만나 연구한 결과물이다.

그는 1993년부터 당시 국내축구에선 낯설었던 비디오 분석을 시작했다. 성남의 ‘감독실’엔 담배 2~3갑을 피우는 김 감독이 버린 담배꽁초가 늘 수북하다. 밤잠을 설치며 비디오 분석하고, 외국이론서를 챙겨보는 그의 습관 탓이다. 김 감독은 1999년부터 시즌이 끝나면 영국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브라질 등으로 날아가 선진축구를 보고 돌아온다.

“월드컵 때 세계흐름을 보고 배우려면 늦습니다. 미리 보고 배워 빨리 내 축구에 접목해 선수들에게 가르쳐야 발전할 수 있는겁니다.” 김 감독이 안정적으로 팀에 정착시킨 ‘포백수비’는 딕 아드보카트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관심대상이었다.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성남 일화 코치로 오랜 동안 차경복 전임감독을 모시며 ‘전략가’로 성장한 그는 서두르지않은 덕목도 갖췄다고 선수들은 말한다.

부상과 이적으로 맘고생이 컸던 조병국은 “수원·전남을 거쳐 성남에 왔을 때 내 몸과 마음은 엉망이었다. 전 감독님들은 날 기다려주지 않았지만, 김 감독님은 경기 막판 조금씩 출전시키면서 회복하는 시간을 기다려줬다”며 고마워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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