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인용보도 관련 ‘청부 민원’ 논란이 제기된 뒤 이를 제보자의 ‘민원 신청인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규정하고, 민원 사주 의혹 등에 대해선 전혀 해명하지 않았던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가족·지인의 심의 민원 제기 사실에 대해 자신은 몰랐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 위원장은 1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자신의 아들과 동생 등 가족·지인의 집중적인 민원 제기 배경과 관련해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들에게 왜 민원을 제기했냐고 물어보니 ‘이게 뉴스가 되고 해서 (심의 민원을) 냈다’고 하는데, 그것도 내가 잘못한 것이냐”고 답했다. 지난해 9월4일부터 18일까지 접수된 160여건의 뉴스타파 인용보도 관련 심의 민원 중 100여건이 류 위원장의 사적 이해관계자가 낸 것으로 추정된다는 지적에는 “내가 일일이 그들에게 전화해서 민원을 사주했다는 말인가. 그럴 이유가 뭐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건(가족·지인 민원 내용이 비슷하다는 점) 내가 어떻게 된 건지 알 수가 없다. 자기들끼리 단톡방을 만들어 했는지 어떻게 했는지, 내가 물어보지도 않았다”
류 위원장 가족·지인의 민원 내용과 구조가 오탈자까지 일치하는 등 서로 비슷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연예인 팬클럽 같은 곳에서 보내는 민원도 똑같다. 자기들끼리 카피(복사)해서 돌리는 것”이라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 이어 “그건(가족·지인 민원 내용이 비슷하다는 점) 내가 어떻게 된 건지 알 수가 없다. 자기들끼리 단톡방을 만들어 했는지 어떻게 했는지, 내가 물어보지도 않았다”고 반론했다.
가족의 민원 제기 사실에 대해 위원장 보고가 이뤄졌고, 방심위 내부의 공개적인 문제제기도 있었는데 이를 무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두고서는 “그런 보고를 받은 사실이 없고, 문제제기 글과 관련해선 심의 민원을 낸 민원인의 신상에 대해 언급하지 못하도록 돼 있는데 그 직원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굉장히 의문이었다”며 “그 뒤에도 나는 (해당 글에서 언급한) 민원인이 누군지 등에 대해 일절 묻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이해충돌 문제를 지적했다는 글이 올라왔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그 내용을 파악하려고 하지 않은 만큼 뉴스타파 인용보도 관련 안건 심의·의결에 참여한 행위가 이해충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만 류 위원장의 ‘몰랐다’ 주장에 대해 방심위 내부 관계자는 “가족의 민원 제기 관련, 위원장 보고가 이뤄졌다는 근거는 명백히 남아 있다”며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는 쉽게 입증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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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24516.html최성진 기자 cs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