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개한 북한 관련 종합편성채널 방송 화면. 고민정 의원실 제공
인터넷텔레비전(IPTV·아이피티브이) ‘지니티브이’를 운영하고 있는 케이티(KT)가 국회에 밝힌 <통일티브이> 방송 송출 중단 사유가 논란이 되고 있다. 케이티는 통일티브이 방송에서 ‘위대한 수령님’ 등 표현이 담긴 북한 <조선중앙티브이> 화면이 그대로 송출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는데, 이런 문구는 <채널에이> <티브이조선> 등 종합편성채널에서도 아무 문제 없이 방송되고 있다는 야당 의원의 지적이 나왔다.
9일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를 상대로 “케이티 측에서 통일티브이를 송출 중단시킨 이유에 관한 자료를 받았는데, (통일티브이가) ‘위대한 수령님’, ‘위대한 장군님’ 등 표현을 방송했기 때문에 송출을 중단했다고 한다”고 소개한 뒤 “티브이조선과 채널에이에서도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이와 같은 문구가 방송됐다. 이것도 송출 중단 사유에 해당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박 차관은 “판단이 필요한 사항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케이티가 국회에 제출한 <통일티브이> 송출 중단 관련 답변서.
앞서 케이티는 고 의원한테 제출한 통일티브이 송출 중단 사유에 관한 답변서에서 “통일티브이는 방송 개시 이후 수개월 동안 정보통신망법상 불법 정보에 해당하는 이적표현물을 지속적·반복적으로 방송함으로써, 본건 콘텐츠 공급 계약을 중대하게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위대한 수령님’, ‘위대한 장군님’,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 유훈’ 등 표현을 비롯하여 북한 체제·제도의 선전·미화·찬양, 사회주의 체제 선전·선동, 주체사상에 관한 표현 등 북한의 주장을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찬양하거나 이에 동조하는 표현이 그대로 송출”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진천규 통일티브이 대표는 “케이티가 문제 삼고 있는 ‘위대한 장군님’ 등 표현은 통일티브이에 출연한 패널이 직접 말한 게 아닌, 북한의 조선중앙티브이 뉴스 화면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그런 화면이 문제가 된다면 케이비에스(KBS) 등 지상파 방송이나 티브이조선 등 종합편성채널도 똑같은 방식으로 북한 관련 소식을 전달했다는 자료를 100개든 1000개든 찾아서 제공할 수 있다”고 항변했다.
한편, 케이티의 통일티브이 무단 송출 중단과 관련해 이종호 과기부 장관은 이날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송출 중단 관련 이용 약관 변경 신고가 과기부에서 수리되기에 앞서 케이티가 먼저 송출을 중단한 행위는 과태료 500만원 부과 대상이라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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