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발언 논란을 다룬 <문화방송>(MBC) 유튜브 영상의 한 장면. 유튜브 영상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발언 논란’을 다룬 언론 보도와 관련해 여당 일부 의원이 <문화방송>(MBC)을 콕 집어 비판하고 나선 데 대해 문화방송이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문화방송은 23일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보도에 대한 본사 입장’ 자료를 내고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영상은 대통령실 풀(Pool) 기자단이 촬영해서 방송사들이 공유한 것이고, 이 영상은 언론보도 이전에 이미 사회관계서비스망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었다”며 “거의 모든 언론사가 해당 동영상을 보도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일부 정치권에서 유독 엠비시(MBC)만을 거론하면서 ‘좌표 찍기’ 하듯 비난하는 것에 대해 엠비시는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짧은 대화를 나눈 뒤 행사장을 빠져나오면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로 들리는 발언을 했다. 문제의 발언은 문화방송을 비롯한 국내외 언론에 주요하게 소개됐다. 논란이 커지자 김은혜 홍보수석은 22일(현지시각)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여당 내에서 문화방송을 겨냥한 발언이 나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이 무심코 사적으로 지나치듯 한 말을 (문화방송이) 침소봉대했다”며 “엠비시는 당파적 이익을 위해서는 어떤 일도 가리지 않는다는 걸 또 다시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또 “한미동맹이라는 대체불가능 국익을 훼손하면서까지 당파적 공격에 혈안이 된 엠비시의 행태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 비속어 발언 사태의 원인을 문화방송 보도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문화방송은 입장을 내어 “이 영상은 본사뿐만 아니라 케이비에스(KBS), 에스비에스(SBS) 등의 지상파와 주요 일간지 등 대부분의 언론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유튜브에 클립으로 올리거나 뉴스로 보도했다”며 “엠비시는 최대한 절제해서 영상을 올렸고, 어떠한 해석이나 가치판단을 하지 않고 발언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해당 보도가 국익을 훼손한다는 주장에 대해 문화방송은 “뉴스 가치가 있다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신속·정확하게 보도하는 것은 저널리즘의 기본 책무”라며 “‘국익’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지만, ‘국익’을 명분으로 정치 권력이 언론 자유를 위축하고 억눌렀던 수많은 사례를 기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