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진숙의 끝나지 않은 투쟁
김진숙이 지난 12일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정문 앞에서 출근투쟁을 마친 뒤 일터로 향하는 동료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희망버스 이후로 상징이 된 한진중공업의 파란색 작업복. 회사는 정리해고 투쟁이 끝나자마자 작업복을 회색으로 바꿨다. 그렇지만 김진숙은 크레인 위에서 입었던 파란색 작업복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다.
지난 7월 2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복직 응원 기자회견. 강정에서 온 문정현 신부(왼쪽)와 오랜 친구 박문진 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오른쪽), 그리고 김진숙이 나란히 앉아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김진숙이 들고 있는 사진은 그가 한진중공업(전 대한조선공사)에 입사했을 떄 받았던 사원증이다.
지난 10월 20일 서울 청계천 전태일 동상 앞에서 사회 원로인사들이 모여 그의 복직 촉구 선언을 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사진 한 장 찍자는 기자의 말에 그가 장난스럽게 브이를 그렸다.
지난 11월 14일부터 김진숙은 출근투쟁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암이 재발했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 노조와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는 그에게 몸 먼저 챙길 것을 당부하고 대신 천막농성과 단식농성에 나섰다. 다음 주 수술을 앞둔 그는 ‘35년 투쟁 중 동지들에게 받은 위로와 치유 덕분에 그 싸움이 내 일이라 생각했다’며, ‘그렇기에 복직투쟁을 단 한 번도 피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했다.
11월 12일 새벽 6시반,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앞, 해고노동자 김진숙이 동료들과 출근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그들 뒤 서 있는 거대한 크레인은 어쩌면 그 누구보다 그의 길고 긴 싸움을 지켜봐온 존재이다.
2020년 11월 27일자 <한겨레> 사진기획 ‘이 순간’ 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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