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사진은 차광호가 지난 2014년 6월 구미산단 스타케미칼 45m 굴뚝 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고 오른쪽 사진은 홍기탁과 박준호가 목동 열병합발전소 75m 굴뚝 위에서 100일째(2월19일 기준) 고공 농성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혹독했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고 있다. 75m 하늘 위, 홍기탁 전 금속노조 파인텍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봄기운을 느낄 여유가 없다.
파인텍 노동자들은 경북 구미에 있던 한국합섬과 스타케미칼에서 폐업과 해고 과정을 거치면서 쫓겨났다. 차광호 스타케미칼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대표가 2014년 5월부터 2015년 7월까지 45m 굴뚝 위에서 408일 동안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을 벌였다. 홍기탁과 박준호는 하늘에 있는 차광호를 땅에서 지켰다. 차광호는 ‘3승계(고용·노동조합·단체협약) 약속’이라는 합의를 보고 땅에 내려왔다.
스타케미칼 폐업 뒤 고용을 승계한 파인텍은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않고 기계를 반출했다. 공장은 사라졌다. 노동자들은 다시 갈 곳을 잃어버렸다. 지난해 11월 홍기탁과 박준호가 스타플렉스(파인텍 모기업)와 가까운 서울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올라 111일째(3월2일 기준)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역할이 바뀌어 땅 위의 차광호는 하늘의 두 동료에게 세 끼 식사를 밧줄에 매달아 올리고 있다.
왼쪽 사진은 차광호가 지난 2014년 6월 구미산단 스타케미칼 45m 굴뚝 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고 오른쪽 사진은 홍기탁과 박준호가 목동 열병합발전소 75m 굴뚝 위에서 100일째(2월19일 기준) 고공 농성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차광호와 홍기탁, 박준호 그리고 벗들의 ‘408+111’. 할 수 있는 것이 이것밖에 없어서 스스로 하늘에 가둔 519일. 가늠이 안 되는 시간이다.
김명진 기자, 구미/박승화 <한겨레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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