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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너도나도 ‘1만원’ 반가운데…영세업체 대책 있으세요?

등록 2017-04-19 19:02수정 2017-04-19 23:32

대선공약 검증:최저임금
문재인·유승민·심상정 ‘2020년까지’
안철수·홍준표 ‘2020년까지’ 시기차
올 6470원…매년 10~16% 인상 필요

현재 260만명이 최저임금도 못받아
중소·영세업체 미준수율은 더 높을듯
유 후보만 ‘4대보험 국가지원’공약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됩니다.)
“새벽 3~4시에 집에서 나와 학교로 출근해요. 겨울에도 옷이 다 젖을 정도로 강의실과 학교 곳곳을 청소하죠. 청소 마치고 깨끗해진 곳을 보면 보람을 느껴요. 제가 받는 임금은 최저임금보다 조금 높은 시간당 7000원이에요. 실제 받는 건, 한달에 140만원 정도죠. 임금을 못 올려주는 나름의 사정은 있겠죠. 월급이 조금만 더 올랐으면 해요. 해외여행 가고 명품백 들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일하다 몸이 아파 병원에 갔을 때 돈 걱정없이 물리치료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대선이 곧 다가오는데요. 기대가 커요. 최저임금 1만원 돼서, 어깨 펴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만들졌으면 좋겠어요.”

서울 서강대학교 청소노동자 김희숙씨가 19일 오전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시민사회단체 연대체인 최저임금연대 주최로 열린 ‘2018년 최저임금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대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오고 최저임금위원회의 내년 최저임금 심의가 개시됐다. 김씨의 바람은 이뤄질 수 있을까? 최저임금연대가 문재인(더불어민주당), 홍준표(자유한국당), 안철수(국민의당), 심상정(정의당) 대선 후보로부터 5~18일 받은 질의응답 자료와 유승민(바른정당) 후보의 공약집 등을 종합하면, 5명의 후보 모두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했다. 다만 달성 시점에선 차이를 보였다. 문재인·유승민·심상정 후보는 2020년까지, 안철수·홍준표 후보는 임기내인 2022년까지 시급 1만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후보 쪽은 “최저임금이 노동자 평균임금의 50% 이상이 되도록 하겠다”는 차원에서 2020년 1만원 도달을 목표로 삼았고, 안철수 후보 쪽은 “최근 최저임금 인상률이 7~8%인 점을 감안해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매년 1~2%포인트씩을 추가로 인상할 경우 임기내 1만원 달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대선 직후인 7월까지 내년 최저임금이 결정돼야 하는데, 문재인 후보는 내년 최저임금을 7486원 이상, 심상정 후보는 7481원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후보들은 내년 최저임금의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동안 노동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이 줄다리기를 하다가 공익위원의 수정안에 따라 결정돼 최저임금위원회의 구성이나 운영절차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돼 왔던 가운데, 최저임금위원회 구성이나 운영방식을 바꾸겠다는 공약도 있다. 문재인 후보는 최저임금위원회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현재 고용노동부 산하인 최저임금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으로 바꾸고, 공익위원 9명을 정부가 아닌 국회가 추천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공약했다. 안철수 후보는 최저임금이 근로장려세제(EITC)나 중소·자영업자 부담 완화를 위한 제도가 함께 가야한다는 취지로 국무총리 소속으로 바꾸고 공익위원 공정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0년까지 1만원을 달성하기 위해선 매년 16%씩, 2022년까지 달성하기 위해선 매년 10%씩 올라야 한다. 지난해 기준 최저임금도 못받는 노동자가 264만명, 전체 노동자의 13.7%에 이르는 실정에서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은 중소·영세업체의 최저임금 미준수율을 더 높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후보들의 공약은 부족한 실정이다. 유승민 후보는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인상되는 3년 동안 중소·영세업체 노동자들의 4대보험을 국가가 지원한다는 공약을 냈고, 다른 후보들도 중소·영세업체 지원방안을 함께 내놓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내용이 구체적이진 않다.

박태주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 주도 성장과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꼭 필요하지만, 중소·영세업체 지원방안이 없다면 진정성이 없는 공약”이라며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중소·영세업체 지원방안과 재원 마련 방안이 구체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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