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한국방송>에서 열린 두 번째 대선 티브이 토론에 앞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대학 서열화 해소 대책에서 뚜렷이 다른 대책을 내놨다. 문재인 후보는 “지역 국립대와 공영형 사립대를 중심으로 ‘한국형 네트워크 대학’을 만들겠다”고 밝혔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대학 자율을 존중해 국가의 인위적 개입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국가의 개입 여부와 교육 공공성 문제를 둘러싼 철학의 차이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전국교수노동조합·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전국대학노동조합 등의 연대 단체인 ‘대학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전국 대학 구조조정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문재인·안철수·심상정 후보의 대선 캠프에 ‘대학개혁 9개 의제’ 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받은 뒤 비교·분석한 결과를 19일 내놨다. 공대위는 “유승민 후보 쪽은 연락이 닿지 않았고, 홍준표 후보는 질의서를 보냈으나 답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학 서열화 문제에 대해 문재인 후보 쪽은 “학벌 차별은 사회·문화적 현상과도 관련이 있어 대증요법으로는 극복이 어렵다”며 “대학 서열화 대책은 교육·노동·산업 등을 총망라한 종합 대책으로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쪽은 “2004년 참여정부 차원에서 마련한 ‘학벌주의 극복 종합 대책’을 모델로, 국가교육위원회에서 ‘대학서열화 완화와 대학상생발전을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하겠다”며 “지역 국립대와 공영형 사립대를 육성해 ‘한국형 네트워크 대학’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한국형 네트워크 대학이란, 지역 국립대들이 교육과정, 학위 수여, 학생 선발 등을 서로 의논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사립대와도 공동학위제 등을 함께 하는 것을 뜻한다.
반면 안철수 후보 쪽은 “서열화 극복을 위해 국가가 일률적으로 ‘네트워크’형식의 통합을 할 수는 없다”며 “인위적인 국가 정책이나 통제적 방식이 아닌 대학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 쪽은 “각각의 대학 특수성에 맞게 연구 중심, 직업중심, 평생교육 중심 등으로 특화시켜 지역 간 자율적 연합을 이뤄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면 전문대가 연구 중심 대학보다 서열 우위에 가는 일도 벌어질 수 있어 국가 개입 없이도 서열화가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상정 후보 쪽은 “학생수 절벽의 시기에 대학이 학생을 함께 길러야 한다”며 ‘대학 네트워크 3단계’안을 공약했다. 1단계로는 공동교육과정, 학점교류, 전학 등을 허용하고, 2단계에선 공동학위, 3단계에서는 통합전형 학생 선발을 가능하게 하는 방안이다. 대학 서열화 대책과 관련해 심상정 후보의 공약은 교육과정 통합을 가장 먼저 실시하고 학생 선발을 가장 나중에 실시하는 원칙을 세워, 문재인 후보와 큰 틀에서 비슷하지만 방법론 차원에서 구체화된 것이다.
김병국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현 고등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정부 책임을 축소하고 사학에 책임을 넘기는 현실”이라며 “고등교육 재정지원을 오이시디(OECD) 평균수준으로 높여 고등교육의 정부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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