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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간호 비정규직 39%…의료 전문성 약화

등록 2014-05-25 20:05수정 2014-05-25 21:45

[공공성 무너진 나라] ⑤ 비정규직에 맡겨진 안전
숙련될만하면 계약끝나 병원옮겨
학교도 비정규직…학생 안전 우려
사람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병원과, 아이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도 비정규직이 만연해 있다.

2009년 병원경영연구원이 낸 ‘병원의 비정규직 사용실태와 개선방안’을 보면 2007년 기준 1600여개 대한병원협회 회원 병원 직원 26만93명 중 16.4%인 4만2663명이 비정규직이다. 병원도 기업과 마찬가지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비용 절감을 위해 청소·경비직을 시작으로 비정규직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 뒤 간호사·간호조무사·간호보조업무 등으로 영역을 넓혀갔다. 같은 자료에서 간호직 비정규직은 1만6806명으로, 전체 병원 비정규직의 39%를 차지했다. 청소 노동자 다음으로 높은 비율이다.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파견이 금지돼 있다. 외주화는 할 수 없지만 2년 미만으로 근로계약을 맺는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가능하다.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은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2년 이상 고용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서 병원이 2년 미만으로 계약을 맺기 때문에, 전문성과 숙련도가 높아질 무렵에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파견 금지 대상이 아닌 ‘간호 보조 업무’ 쪽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간호사 등의 지휘 아래 환자를 돕거나 의료 장비를 소독하는 업무 등을 맡은 간호보조는 특별한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지만, 간호사·간호조무사와의 업무 구분이 뚜렷하지 않다. 이상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정책위원은 “병원에서는 의료진이 팀워크로 일하기 때문에 활발하고 정확한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한데, ‘다른 회사 직원’인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의료진 안에서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 안에도 기간제 교사, 돌봄 교사, 특수교육 보조교사, 조리사 등 비정규직이 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학교비정규직본부, 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의 자료를 종합하면 기간제 교사는 2008년 2만376명에서 2013년 4만4970명으로, 학교 비정규직(학교회계직)은 같은 기간 8만8689명에서 14만989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 중 학교회계직은 절반 이상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으나, 고용안정만 보장됐지 처우 개선이 뒤따르지 않고 있다.

담임이나 교과수업을 맡는 기간제 교사뿐 아니라 학교 회계직도 과학보조, 돌봄 교사, 방과후 학교 교사, 특수교육 보조 교사, 조리사 등 학생들 곁에서 밀착해 생활하고 있다. 배동산 학교비정규직본부 정책국장은 “교사 업무 이외의 학교 운영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을 학교 비정규직이 맡고 있다. 이들의 노동의 질이 학생 안전과 연결되지만 임금이나 노동조건이 매우 열악하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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