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이 지난해 10월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에스피씨(SPC) 본사 앞에서 에스피씨 계열사 에스피엘(SPL)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끼임 사망사고 희생자 서울 추모행사를 열었다. 한 참가자가 에스피씨 불매운동 손팻말을 들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에스피시(SPC) 계열 샤니 제빵공장에서 또다시 반죽 기계에 끼어 50대 노동자가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본부 설명 등을 종합하면 8일 낮 경기도 성남시 샤니 제빵공장에서 노동자 ㄱ씨가 반죽 기계에 배 부위가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ㄱ씨는 소방 출동 당시 의식·호흡이 없는 상태로 심폐 소생을 하며 병원에 이송됐고, 이후 호흡이 회복돼 수술을 받았다.
사고 원인이 된 2층 높이 반죽 기계는 빵 반죽을 수직으로 들어올렸다 내렸다 하는 리프트가 달린 구조로, 기계 노즐 교체 작업 중 기계가 작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당시 2인1조 근무가 이뤄지고 있었으며, 동료 노동자 조작 실수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성남지청도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비슷한 끼임 사고가 반복된 만큼 사고 경위와 설비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에스피시 쪽은 “사고 발생 즉시 전 생산 라인을 가동 중단했다”며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에 성실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양재동 에스피시(SPC) 본사.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앞서 에스피시 계열사인 에스피엘(SPL) 경기 평택 공장에서 지난해 10월 20대 노동자가 소스 교반기에 끼여 사망했다. 당시에는 2인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끼임 방호장치 등 기본적인 안전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번 사고가 난 샤니 공장에서도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잇따라 손가락 끼임 사고가 발생했다. 권영국 중대재해전문가넷 변호사는 “법적으로 기업의 안전보건의무는 벌어질 수 있는 사람의 조작 실수와 관행을 아울러 위험성 평가를 하고 이를 막을 체계를 갖추는 것”이라며 “유사한 사고 발생 뒤 기업이 사고를 막기 위해 어떻게 조처를 이행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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