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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분신 사망’ 입닫은 노동부…당정, 건설노조 압박 일정 줄줄이 취소

등록 2023-05-02 16:41수정 2023-05-03 01:14

노동부 장관 ‘노동절 메시지’ 관련 내용 언급 안 해
차관은 여당 노동개혁특위 참석해 공개 발언 없어
한동훈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절에 분신한 건설노조 간부 양아무개씨가 숨진 2일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는 관련 언급을 일절 자제하는 가운데 앞서 예고한 건설노조 관련 일정을 취소하는 등 여론 눈치 보기에 들어갔다.

노동부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건설 노동자 분신 사망 사건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권기섭 노동부 차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 첫 회의에 참석했으나 공개 발언은 하지 않았다. 이날 비공개회의에선 노조 고용세습 등을 비롯한 공정 채용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지난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노동절 관련 글을 올렸지만, 분신 사건은 거론하지 않았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 지역 간부가 분신한 지 3시간 뒤 게시된 글이었다. 이 장관은 이날 자신이 대전에서 한 현장 간담회 사진과 함께 “일터 현장의 모든 노동자를 응원한다. 노동의 가치가 진정으로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만 적었다. 이어 “법과 원칙이 지켜지는 노동시장을 만들겠다”며 그간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해온 ‘노사 법치주의’를 강조했다.

건설노조와 관련한 여당과 노동부의 일정은 줄줄이 취소됐다. 2일로 예고된 건설현장 불법 부당행위 근절 민·당·정 협의는 전날 잠정 연기됐다. 노동부는 애초 건설현장 채용 강요 등 불법 노사 관행 관련 집중 점검·감독 계획을 3일 발표하려다 2일 오후 갑자기 일정을 취소했다. 노동부는 <한겨레>에 “다른 일정과 겹쳐 미룬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동계에선 노동부가 노동자 분신 사망 사건의 여론 추이를 지켜보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노동부의 침묵이 길어지는 데 대해 노동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노동부는 그간 파업, 투쟁에 대해 일일이 메시지를 내지는 않았다”며 “특히 이건 약간 개인의 행동이기도 하고 그래서 우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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