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2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MZ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는 엠제트(MZ)노조가 아닙니다.”
유준환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이하 새로고침) 의장은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자신들을 향한 윤석열 정부와 언론이 붙인 명칭을 한마디로 일축했다. 지난 2월21일 출범식에서도 새로고침은 “우리 스스로를 엠제트노조라고 칭한 적 없고, 노조 대표와 조합원 모두가 엠제트세대인 것도 아니다. 우리가 엠제트세대를 대변한다고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새로고침 위원회 구성을 보면, 위원 10명 중 50대가 2명, 40대가 1명, 나머지 7명은 30대다. 연령 범위가 너무 넓어 세대로 묶기 어색하다. 이들 연령대는 한국에서 노동하는 전체 인구 구성과 큰 차이가 없다. <한겨레>가 이들 10명을 3월23~24일 인터뷰했다.
유 의장이 새로고침을 결성한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해 9월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면담이었다고 한다. 노동부가 청년 노조위원장들을 초청한 자리에 엘지(LG)전자 사람중심사무직노조 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한 유 의장은 포괄임금제와 교섭창구 단일화 문제 등 노동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그런데 이후 나온 노동부 보도자료와 언론 보도는 엉뚱하게도 ‘엠제트(청년) 직장인들은 자유로운 근무방식과 성과급을 좋아한다’로 요약됐다. 유 의장은 “2021년에 우리 노조가 생길 때부터 언론에선 ‘엠제트노조’라고 부르며 현 정부의 노동개혁 방향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이라고 언급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새로고침은 우리도 이해할 수 없는 ‘엠제트노조 프레임’에 이용당하지 말고 우리 목소리를 오롯이 내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진욱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엠제트노조는 없다”고 단언한다. 저서 <그런 세대는 없다>에서 한국 사회의 세대론을 분석한 신 교수는 “한국에서 말하는 ‘엠제트세대’는 정치적으로 도구화된 용어로, 실체가 없는 단어”라며 “따라서 새로고침이 엠제트노조가 맞는지 묻는 질문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이들을 하나로 꿰는 단어는 ‘세대’가 아니라 ‘화이트칼라 사무직’ 노동자다. 새로고침은 엘지전자 사람중심사무직노조, 금호타이어 사무직노조, 엘에스일렉트릭 사무노조 등 다섯개 제조·대기업 사무직 노조와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부산관광공사 열린노조, 코레일네트웍스 본사 일반직노조 등 다섯개 공공기관 사무직 노조의 협의체다.
정부는 여전히 새로고침을 양대 노총의 대안으로 언급하면서 ‘엠제트노조’로 계속 불러들인다. 하지만 이들은 69시간(주 6일 근무 기준) 집중노동을 허용하려는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정부 국고보조금 지원사업에 참여하라는 정부 손짓에도 거부 뜻을 명확히 했다. 양대 노총에 대한 비판적 태도로 시작한 모임임에도 부분적으론 노총과 협력과 연대할 뜻도 가진 동시에 기존 노조가 겪고 있는 창구단일화 제도로 인한 교섭권 확보의 어려움을 후발 주자로서 겪으며 제도 개선 뜻도 밝혔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