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옥기 민주노총 건설노조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건설노동자 조폭 매도 윤석열 정권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범정부 대책에 대한 입장 및 2.28 상경투쟁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전국건설노동조합이 건설사에 월례비(성과급) 지급 관행을 없앨 것을 요구하며 그 대가인 장시간·위험 작업도 3월 2일부터 중단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정부가 타워크레인 노동자의 월례비 수수를 강요 행위라고 주장하며 ‘건폭(건설현장 폭력 행위)’으로 표현한 가운데, 노동조합이 나서서 건설현장의 구조적 문제가 낳은 월례비와 위법한 노동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27일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은 ‘건폭 매도 윤석열 정권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이날 아침 대한건설협회에 ‘타워크레인 월례비 및 장시간 노동·위험작업 근절 촉구의 건’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공문에서 건설노조는 “성과급(월례비) 근절 방침을 재확인한다”며 “만연한 월례비를 대가로 한 장시간 노동과 위험 작업 근절을 위해 회원사들에 적극적인 지도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월례비는 타워크레인 기사들에게 고용관계가 있는 타워크레인(임대) 업체가 아닌 하청 업체들이 주는 일종의 수고비로, 이를 지급하는 만큼 ‘공사기간 단축’을 노린 장시간·위험 노동 또한 만연했다. 건설노조는 2018년에도 ‘타워크레인 조종사의 금품수수 행위(월례비 등)를 근절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건설협회에 보낸 바 있다.
건설노조는 월례비 근절과 더불어 월례비 지급을 빌미로 시키는 △주52시간 초과근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불법적인 장시간·위험 작업을 중단하고, 건설사가 이를 강요할 경우 법에 따라 고발할 계획이다. “이 같은 방침을 3월 2일부로 단호하게 추진한다”는 내용 또한 공문에 담았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잘못된 부분을 징계하고 내부에서 혁신하며 노동조합을 이어왔지만 미약한 부분이 있었다”며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안전한 건설현장을 만들어야 시민도 안전한데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건설업계는 이전 정부까지 수차례 노사정 합의를 이루며 건설 현장의 왜곡된 노사 관계를 풀기 위해 노력했으나 합의는 대부분 실현되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 들어선 그마저 대화가 끊긴 상태다.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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