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가 자신의 난자 취득이 윤리적으로 이뤄졌다는 근거로 거론했던 현인수 미국 케이스웨스턴대 교수와 정규원 한양대 교수의 논문이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글렌 매기 <미국생명윤리학회지>(AJOB) 편집장은 2일 “학회 저널 1·2월 합본호에 실린 현 교수와 김 교수의 공동논문을 편집자 직권으로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 교수 등은 황 교수 초청으로 지난해 6월부터 두달 동안 황 교수팀 연구실에서 윤리평가 작업을 벌였다. ‘줄기세포 연구를 위한 난자와 체세포의 취득’이란 제목의 공동논문은 황 교수팀의 난자 취득과정이 △기증자에 대한 난자 채취과정과 부작용 설명 △기관생명윤리심사위원회의 연구목적 설명 △담당 의사의 부작용 설명 등 3단계에 걸쳐 이뤄졌다고 밝히고 있다. 현 교수는 지난해 11월17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황 교수 연구에서 어떤 윤리적 문제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매기 편집장은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황 교수팀이 <사이언스> 논문에 보고한 것보다 훨씬 많은 난자를 사용했다고 보고하고, 국가생명윤리위원회 보고서에도 난자 기증자들에게 난자 채취과정의 위험성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논문의 두 저자가 황 교수팀 논문의 부정행위에 관여한 것은 아니지만 저널 편집자들은 이들의 논문을 취소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 두 교수도 논문 취소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 교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홍만표)은 이날 이 사건 핵심 인물들이 검찰 수사 이후 말맞추기를 한 정황을 잡고 황 교수와 윤현수(50) 한양대 교수 등 8명의 집과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고 밝혔다.
박한철 3차장은 “수사 대상자들의 통화내역 조회와 이메일 분석 결과 이들이 수시로 대책회의를 하고 이메일을 교환하면서 보고받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좀더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이들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달 12일 황 교수 집과 서울대 수의대 연구실, 미즈메디병원 등 26곳을 첫 압수수색한 데 이어 24일에는 김선종(35) 연구원의 거주지 2곳을 추가로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2004년, 2005년 사이언스 논문 공동저자 6명을 포함해 14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2004년 논문의 제3 공동저자인 박종혁(37) 미국 피츠버그대 파견 연구원이 이르면 4, 5일께 귀국하겠다는 뜻을 밝혀옴에 따라 다음 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이근영 이춘재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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