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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상온 노출 의심 백신 접종자 1910명…백신 관리 부실 정황 속속 드러나

등록 2020-10-01 23:02수정 2020-10-21 16:54

예방접종 지침 미준수 1479건
이상반응 신고 8건으로 늘어
지난 29일 오후 서울시내 한 병원 앞에 무료 독감 예방 접종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오후 서울시내 한 병원 앞에 무료 독감 예방 접종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유통 과정에서 상온 노출 가능성이 있는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지난 30일 기준 19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당초 문제가 된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없다고 밝혔지만,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연일 접종자 수가 큰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접종자 가운데 ’이상반응’을 신고한 이들도 8명으로 늘었다.

1일 질병청은 ‘시도·일자별 국가조달백신 접종 현황’ 자료를 내어, 상온 노출 여부를 조사 중인 독감 백신 접종이 전국 15개 시·도에서 1910건 보고됐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가 673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북 326건, 인천 214건, 경북 161건, 서울 149건, 부산 109건, 충남 74건, 세종 51건, 대구 46건, 광주 40건, 전남 31건, 대전 17건, 경남 10건, 제주 8건, 충북 1건 등이다. 의료기관 수로는 전국 병·의원 231곳에서 문제가 된 백신의 접종이 이루어졌다.

질병청이 문제가 된 백신의 접종 중단을 고지한 지난 21일 밤 이전에 접종한 경우가 1261건, 접종 중단 고지 이후(9월23~28일) 접종이 218건에 이른다. 질병청은 “무료접종 사업 시작 전(~9월21일)과 중단 고지일 이후(9월23일 이후)에 접종이 이루어진 사례는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 지침을 미준수한 사례”라고 밝혔다. 긴급 안내로 일선 의료기관에서 접종 중단 지침을 인지하기 어려웠던 9월22일 접종 사례는 431건이라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예방접종 지침을 어긴 병·의원은 무료접종 사업기간을 준수하지 않았거나 자체적으로 구비한 유료접종 물량과 정부 조달 무료접종 물량을 섞어서 관리한 경우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백신 접종 뒤 사망자 3명(87살, 90살, 92살)이 나온 인천 요양병원의 경우, 만 75살 이상 노인 접종은 10월13일부터인데도 환자들의 동의를 받아 입원환자들에게 접종을 실시했다. 일선 의료현장에서 백신 접종 및 관리가 부실하게 이루어져온 정황이 조사 과정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질병청은 지난 30일 기준 접종자 가운데 이상반응 신고가 접수된 사례는 총 8건이라고 밝혔다. 새로 4건이 추가됐으며, 오한·두통·메스꺼움 2건, 두드러기 1건, 설사 1건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질병청은 기존에 접수된 이상반응 접종자를 포함해 대부분 증상이 호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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