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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최대집 의협 투쟁위원장 사퇴…‘의대 정원’ 놓고 아수라장

등록 2023-12-14 16:43수정 2023-12-14 19:56

11월2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의대정원 확대 대응방안 논의를 위한 전국의사대표자 및 확대임원 연석회의에서 이필수 의협 회장(앞줄 맨오른쪽), 최대집 전 회장(앞줄 오른쪽 두번째)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11월2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의대정원 확대 대응방안 논의를 위한 전국의사대표자 및 확대임원 연석회의에서 이필수 의협 회장(앞줄 맨오른쪽), 최대집 전 회장(앞줄 오른쪽 두번째)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최대집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14일 정부의 의대 증원을 저지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투쟁위원장’ 직에서 물러났다. 대정부 투쟁 수위와 방식 등을 두고 의협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전 회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의협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범대위)’ 투쟁위원장직의 사임을 표한다”고 밝혔다. 최 전 회장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대해 의협의 집단 진료 거부 투쟁을 주도한 인물이다. 의협 범대위는 지난 3일 그를 범대위 투쟁분과 위원장에 임명했다. 최 전 회장은 “구속될 각오하고 뛰겠다”며 정부에 대한 반발 수위를 높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의협 내부에서 최 전 회장의 ‘재등판’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그가 역할을 내려놓은 것으로 보인다. 의협 일부 강경파들은 최 전 회장이 2020년 ‘총파업’(집단 진료 거부) 때 독단적으로 정부와 합의를 맺고 집단행동을 끝냈다며 비판해왔다. 당시 의협은 ‘코로나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의대 증원 문제를 논의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했다. 의협 일각에선 이 합의가 현 정부의 의대 증원 재추진의 빌미가 됐다고 주장한다.

의협 집행부가 내년 3월 의협 회장 선거에서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는 인사들의 공개적인 반발에 부담을 느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최근 입장문을 내어 “이필수 의협 회장은 임기 내내 ‘지금 잘못된 것은 오로지 (전임 회장인) 최대집 때문’이라고 탓해왔다. 전임 회장을 소환해 총알받이·욕받이로 등판시켰다”고 공격했다. 주수호 전 의협회장도 “집행부 산하 비대위를 해산하고 (현 집행부에서) 독립적인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전 회장이 맡던 투쟁위원장직은 이필수 회장(범대위 위원장)이 겸임할 예정이다. 하지만 범대위의 강경 노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던 최 전 회장이 물러나면서 집단행동의 동력은 약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의 사퇴를 계기로 표면화한 내부 갈등을 이 회장이 얼마나 봉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의협 사정을 잘 아는 의료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그간 정부 정책에 각을 세우기보다는 대화 기조를 보여왔다. 최 전 회장을 끌어와 강경한 이미지를 강화하려고 했지만 실패로 돌아가, 공언해온 집단행동들을 끌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 범대위는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집단 진료 거부에 대한 찬반 투표를 오는 17일까지 하고 이날 서울에서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도 열 예정이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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