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제2합동청사 확장 건설현장 쉼터에서 노동자가 동료에게 물을 뿌려주고 있다. 연합뉴스
장마가 그친 지난 7월26일 이후 8월2일까지 8일동안 전국에서 온열질환자 628명이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청의 ‘2023년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 결과’를 4일 보면, 7월26일∼8월2일 8일 동안 전국에서 628명이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정부가 응급실이 있는 의료기관 504곳에 대한 표본조사를 시작한 5월20일 이후 파악된 전체 온열질환 환자(1385명)의 45%가 이 기간 발생했다. 장마 이후 낮 최고기온이 섭씨 35도에 달하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 환자가 급증했다는 게 질병청 설명이다.
올해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는 18명이었다. 이 중 16명(89%)은 폭염 경보(11명)·폭염 주의보(5명) 등 폭염 특보가 내려졌을 때 숨졌다. 연령별로는 70대 이상 고령층이 13명(72%)이다. 60대 1명, 50대 3명, 40대 1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 장소는 논밭(10명)이 가장 많았으며, 길가(3명), 실외 작업장·산·주거지 주변(각 1명) 등 실외였다. 실내인 비닐하우스와 자택에서도 각각 1명이 사망했다.
질병청은 열사병·열탈진·열경련·열실신 등을 온열 질환으로 분류한다. 표본조사에 참여하지 않는 의료기관으로 이송됐거나 병원 밖에서 숨진 경우 등은 이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실제 온열질환 환자·사망자는 질병청 집계보다 많을 가능성이 높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더위에 취약한 노약자가 별다른 조처 없이 더위를 참다가 온열질환이 생기거나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무더운 한낮에는 야외작업이나 운동 등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활동 시간대와 날짜를 조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온열질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재정 지원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의 실외 활동을 7일부터 11일까지 닷새 동안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11일 이후에도 무더위가 이어지면 근무 시간을 바꾸거나 야외 활동을 실내 작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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