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배아줄기세포 수립…피츠버그대 ‘살리기’ 눈총
황우석 교수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 교신저자인 제럴드 섀튼 교수의 부정행위 여부를 조사해온 미국 피츠버그대가 “잘못된 행동을 했지만 과학적 부정을 저지르지는 않았다”는 미온적 결론을 내려 ‘섀튼 봐주기’가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피츠버그대는 10일(현지시각) “섀튼 교수가 고의적으로 논문을 왜곡하거나 실험 데이터를 조작한 것 같지는 않다”며 “섀튼이 한국의 황 교수팀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부정행위를 알고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피츠버그대 조사위는 “섀튼 교수가 공동저자 25명 모두 논문을 읽었다고 논문 초안에 허위로 기술하는 등 ‘잘못된 행동’을 한 점은 인정된다”며 “이에 상응하는 교정이나 징계 조처를 하라”고 대학당국에 권고했다.
하지만 섀튼 연구팀이 최근 체세포 핵치환 방식으로 원숭이 배아 줄기세포를 수립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밝혀져, 피츠버그대 쪽이 ‘섀튼 살리기’ 차원에서 징계 수위를 낮추기로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섀튼 연구팀에 박사후과정으로 참가한 박종혁 연구원은 최근 “한국에서 사람 난자를 이용해 성공했던 체세포 핵치환 기술로 섀튼 교수 연구실에서 박을순 연구원과 함께 원숭이 배아 줄기세포를 수립해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며 “지난해 말 논문이 완성단계에 들어가 유명 저널에 논문의뢰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피츠버그대 조사위가 조사보고서에서 “섀튼 교수의 ‘종신 교수’ 및 현역 연구원 지위는 유지된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동물핵치환 이미 특허신청…황우석 빈틈 노리기 분석
섀튼 교수는 또 지난 4일 미국 특허청에 자신이 2003년 4월 출원했던 동물 체세포 핵치환 관련 특허에 대한 심사를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황 교수팀의 추락을 틈타 그가 ‘특허 전쟁’을 시작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섀튼은 애초 특허 기술의 적용범위를 동물에만 한정했으나, 2004년 10월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로 수정했다. 이는 황 교수가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을 근거로 출원한 특허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다. 미국 특허청 특허심사관 매뉴얼에는 “누가 먼저 발명했느냐를 놓고 주장이 엇갈릴 때 먼저 발명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를 제출하거나 재현해 보일 수 있어야 한다”고 돼 있다.
실험 조작여부 의심안해…책임의 형평성 논란도 황 교수 쪽은 “줄기세포 관련 데이터와 사진 자료를 미국으로 보내, 사실상 섀튼이 논문을 썼다”고 증언하고 있어 책임의 형평성 논란도 예상된다. 서울대 조사위원회에 참가한 한 교수는 “섀튼이 잘 배양되지 않던 줄기세포가 갑자기 늘어난 점 등에 대해 의심을 가지고 논문 데이터와 실험 과정을 판단했다면 (논문 조작을) 알 수 있었을 위치였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케네디 <사이언스> 편집장도 피츠버그대가 섀튼 교수의 행위를 ‘연구과정에서의 잘못된 행동’이라고만 규정한 데 대해 “부적절한 연구행동과 관련해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은 개념”이라며 의문을 나타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이근영 김양중 기자 pcs@hani.co.kr
실험 조작여부 의심안해…책임의 형평성 논란도 황 교수 쪽은 “줄기세포 관련 데이터와 사진 자료를 미국으로 보내, 사실상 섀튼이 논문을 썼다”고 증언하고 있어 책임의 형평성 논란도 예상된다. 서울대 조사위원회에 참가한 한 교수는 “섀튼이 잘 배양되지 않던 줄기세포가 갑자기 늘어난 점 등에 대해 의심을 가지고 논문 데이터와 실험 과정을 판단했다면 (논문 조작을) 알 수 있었을 위치였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케네디 <사이언스> 편집장도 피츠버그대가 섀튼 교수의 행위를 ‘연구과정에서의 잘못된 행동’이라고만 규정한 데 대해 “부적절한 연구행동과 관련해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은 개념”이라며 의문을 나타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이근영 김양중 기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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