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3번이 진짜라면 왜 테라토마 데이터 조작했나
PD수첩에 건네준 NT-2번 왜 제3의 엉뚱한 세포였나
줄기세포 PD수첩 검증 불응하다 왜 갑자기 응했나
PD수첩에 건네준 NT-2번 왜 제3의 엉뚱한 세포였나
줄기세포 PD수첩 검증 불응하다 왜 갑자기 응했나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종반으로 접어들고 있다.
황 교수 등 `핵심인물' 소환 조사를 앞두고 반드시 풀려야 할 논문조작 규명의 열쇠들을 정리한다.
◇데이터 조작 흐름 규명해야
서울대 조사위원회 조사결과 황 교수팀은 2005년 논문과 관련한 거의 모든 데이터를 조작했다.
우선 세포주 사진의 경우 이미 알려진 대로 황 교수의 지시로 김선종 연구원이 NT-2,3번 2개의 사진을 여러 장 찍어 11개로 부풀렸다. 황 교수는 이렇게 조작된 사진파일을 강성근 교수에게 주고 강 교수는 다시 섀튼 교수에게 e-메일로 전송했다. 과학자로서는 해서는 안될 `일'을 벌인 것이다.
DNA지문분석도 조작했다.
NT-2,3번의 경우 권대기 연구원이 세포 침전물 상태로 김선종 연구원에게 전달하고, 김 연구원은 DNA를 추출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서부분소에 넘겼다.
하지만 NT-2,3번의 DNA지문이 어떤 경로로 조작됐는지, 누가 주도적으로 가담했는지는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려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이 철저히 밝혀야 할 핵심대목 중 하나다.
나머지 4-11번 세포주는 권대기 연구원이 "황 교수의 지시로 체세포 만을 둘로 나눠 시료를 김선종 연구원에게 넘겼다"고 서울대 조사위에 진술했으며, 김 연구원은 이를 다시 국과수에 분석 의뢰했다.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기는 하지만 적어도 황 교수가 세포주 사진을 부풀려 찍으라고 지시한 점으로 미뤄볼 때 DNA지문 조작에도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05년 논문에 나와 있는 배아체 형성 실험은 아예 하지도 않았다. 황 교수팀은 줄기세포의 배아체를 전혀 만들지도 않았으며, 황 교수의 지시로 김선종 연구원이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 배아체 사진을 가져와 사용했다.
면역 적합성 실험결과도 조작됐다. 권대기 연구원이 4-11번까지의 시료를 체세포만 두 쌍으로 만들어 논문제출일 이후인 2005년 3월22일 김선종 연구원에게 전달했고, 김 연구원이 세포 침전물 상태로 서울대 안규리 교수에게 보냈다.
당연히 논문 제출 시점에 면역적합성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단 하나의 데이터도 없이 완전히 조작된 것이다.
핵형분석도 2번 줄기세포만 실시하고 나머지는 전혀 하지 않았다.
◇논문 제출 시점에 수립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NT-2,3번의 정체는
서울대 조사결과 2005년 논문의 모든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인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NT-2,3번도 가짜인 것은 확인됐다.
하지만 황 교수팀은 적어도 NT-2,3번은 수립된 것으로 믿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잘 알려져 있듯 NT-2,3번은 2005년 1월9일 곰팡이 오염사고로 죽자, 미즈메디병원에 분양돼 있던 것을 회수해온 것이었다.
황 교수는 미즈메디병원에서 황 교수팀으로 건너오는 과정에서 진짜가 가짜로 바꿔치기 됐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으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제대로 된 연구실이라면 외부에 나가있던 것을 돌려받으면서 진짜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테라마토 사진이 조작됐다는 점은 바꿔치기 주장의 허점을 보여준다. 진짜라고 믿었다면 조작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황 교수팀은 2005년 논문에 줄기세포 2,3,4번을 면역결핍 쥐에 주입하는 테마토마 형성 실험을 실시했다며 관련 사진을 실었다. 하지만 4번 세포주는 아예 테라마토 실험을 하지 않았다. 조작한 것이다.
특히 NT-3번의 경우 황 교수와 권대기 연구원 등 여러 명의 연구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윤현수 한양대 교수가 2005년 1월10일 면역결핍 쥐에 주사해 4월6일 테라토마를 얻었다. 논문제출 시점(3월15일)을 감안할 때 NT-3번의 테라토마가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논문을 투고한 것이다. 역시 조작한 것이다.
황 교수팀이 NT-3번이 정말 진짜라고 믿었다면 왜 무리수를 둬 가면서 테라토마 데이터를 조작한 것인지 대답이 나와야 한다.
상식적으로 NT-3번이 진짜라고 생각했다면 테라토마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논문을 제출하는 이상한 일은 벌이지 않을 것이다. 관계자들에 대한 검찰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NT-2번도 의혹 투성이
줄기세포 진위 논란과 관련, PD수첩은 황 교수에게 검증 시료를 요구했다. 황 교수는 처음에는 내준다고 했다가 줄기세포 번호를 특정해주지 않아 1차 협상은 결렬됐다.
황 교수가 재차 검증요구에 응하지 않자 PD수첩은 그러면 황 교수팀이 미국 뉴욕의 슬로안 캐터링 암센터 등 3곳의 외부기관에 분양한 NT-2, 3번을 검증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PD수첩측에 따르면 황 교수는 그때서야 검증요구를 받아들였다. 당시 프랑스 학술행사에 참석하고 있던 황 교수는 48시간 안에 검증시료를 주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만약 황 교수가 NT-2번이 진짜라고 믿었다면 계속 검증 시료를 내주지 않고 버텨도 되는데, 황 교수는 PD수첩이 "뉴욕의 NT-2번을 검증하겠다"고 하니 태도가 바뀌어 PD수첩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황 교수가 적어도 NT-2번 하나 만큼은 진짜라고 철떡같이 믿고 있었다면 그런 태도를 보일 하등의 이유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황 교수가 PD수첩에 건네준 줄기세포 시료 중에서 의미있는 분석 데이터가 나온 2번 줄기세포의 경우 DNA지문결과,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가 아닌 제3의 엉뚱한 세포로 나왔다.
황 교수가 NT-2번이 가짜인 줄 몰랐다면 PD수첩 검사결과에서 당연히 미즈메디병원 수정란 줄기세포로 나와야 되는 게 이치이다. 황 교수가 검증을 피하기 위해 PD수첩에 이상한 시료를 주었다고밖에 볼 수 없는 부분이다.
◇논문 조작 주범은 누구고 가담자는 누구인가
서울대 조사위에서 대략적인 윤곽이 나오긴 했지만,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은 검찰의 몫으로 넘겼기 때문에 검찰의 수사도 여기에 초점에 맞춰져 있다.
서울대 조사결과, 2005년 논문의 경우 황 교수팀이 세포사진, DNA지문, 테라토마 분석, 면역 적합성 실험, 배아체 형성 실험 등 데이터 조작을 통해 논문을 조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실험기록을 토대로 볼 때 2005년 논문 제출 시점인 2005년 3월15일을 기준으로 황 교수팀이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줄기세포는 NT-2,3번 2개 뿐이다. 물론 이것도 서울대 조사에서 2개 모두 미즈메디병원 수정란 줄기세포로 확인됐다.
하지만 강성근 교수는 2005년 3월6일 이미 논문 속의 11개 세포주가 확립됐다며 미국 피츠버그의 섀튼 교수에게 논문 작성에 필요한 자료를 e-메일로 보냈다. 11개의 줄기세포를 만들지도 않고 논문부터 먼저 작성한 셈이다.
`인위적 실수'이든 아니든 섀튼 교수에게 자료를 보내기 전에 이미 조작에 들어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강 교수에 대한 확인 작업이 필요한 부분이다.
서한기 기자 sh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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