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줄기세포 분석에 쓰인 이양한씨 하드디스크 복구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홍만표)은 8일 전남 장성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 서부분소 이양한 유전자분석실장이 2003년 황 교수팀이 의뢰한 1번 줄기세포의 디엔에이(DNA)지문 분석 때 사용한 컴퓨터의 손상된 하드디스크를 복구해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복구된 자료들에서 이 실장이 2003년 황 교수팀의 의뢰로 수행한 줄기세포 디엔에이지문 분석 자료들을 찾아 조사하고 있다”며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손상된 하드디스크의 복구를 시도했지만 복구하지 못했고, 국과수의 2003년 자료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황 교수팀이 2003년 5월 1번 줄기세포의 디엔에이지문 분석을 의뢰하고 결과를 통보받을 때의 자료들이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의 조작과정을 밝히는 물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04년 논문에는 ㄱ씨가 난자 공여자로 나오고, ㄱ씨의 디엔에이지문 분석 결과가 실렸지만 서울대 조사에서 난자 공여자는 ㄴ씨로 밝혀졌다. 검찰은 처음 1번 줄기세포의 디엔에이지문을 분석했을 때 디엔에이지문이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황 교수팀과 미즈메디병원은 2003년과 2004년 다섯 차례 국과수 서부분소에 시료를 보냈고, 보낸 사람들이 달랐는데도 디엔에이지문 분석 결과는 항상 ㄱ씨의 것으로 나왔다.
서울대 조사위는 지난해 12월31일 이 실장을 조사한 뒤 그가 이전에 사용하던 컴퓨터가 지방 국립대학에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위 관계자는 “1월2일 대학에 연락해 컴퓨터를 확보하려 했으나 그 사이에 이 실장이 컴퓨터를 찾아갔고, 이후 하드디스크를 제출받았다”며 “2004년 자료만 있었고, 외장형 저장장치를 쓴 흔적과 함께 하드디스크의 한 섹터가 손상돼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작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노 이사장을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소환했다”며 “앞으로 여러 차례 조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제2저자인 노 이사장을 상대로 미국에 있던 김선종 연구원과 전화 등으로 어떤 의견을 주고받았는지,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 2·3번이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 4·8번이라는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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