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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송영길 대표 ‘SMR’ 연설에 기후·환경단체 “현실성 없는 사기극”

등록 2021-06-16 15:27수정 2021-12-28 16:27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소형모듈원전(Small modular reactor·SMR)이 북한을 포함한 외국에서 유용한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20초 가량만 1억℃의 온도가 유지되는 현재 인공태양 기술을 바탕으로 2050년 이후 핵융합발전 상용화에 나서야한다는 주장을 해 논란이다. 송 대표는 연설 시작부터 기후위기 시대의 ‘생존’을 거론하며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40%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탈원전’ 정책 기조를 유지해 온 여당 대표의 SMR·핵융합기술 발언에 환경단체들은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16일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송 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지구 온도가 지금보다 1.5도 이상 오르면 지구는 불지옥인 금성처럼 변해갈 것”이라며 기후위기 문제부터 언급했다.

송 대표는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즉 NDC는 2017년 기준으로 2030년까지 24.4%를 감축하는 것이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절대적으로 낮은 수치”라며 “최소한 40% 감축 목표를 제시하고 8년 이내에 관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8년 이내 변해야 한다는 설명은,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지속한다면 지구 기온이 약 1.5℃ 가열되는 것을 막기 위한 ‘탄소 예산’이 8년 정도 후면 소진된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다. 일부 기후단체 활동가들은 “NDC 목표를 40%로 올린다는 것은 2030년 석탄화력발전을 퇴출한다는 의미”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환경·에너지단체 등은 송 대표의 이번 연설을 강하게 비판했다. 송 대표는 “탄소중립의 꿈, 핵융합으로 실현하자”며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완전한 탄소중립을 이루는 데 한계가 있다. 상당기간 수소, 원자력, 재생에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한 에너지 믹스 정책이 불가피하다”고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 원전의 활용을 강조했다.

이어 “SMR이 사막이 많은 중동 국가나 지형적 한계가 큰 국가들에게 효과적인 에너지 수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핵문제 해결을 전제로 산악지대가 많고 송배전망이 부실한 북한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유용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MR은 대형 원전의 안전성·주민 수용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300MW급 소형 원전을 지칭한다. 그러나 경제성과 안전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상용화까지는 아직 먼 미래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송 대표는 지난달 14일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의 회동에서 SMR 개발을 권유한 이후 꾸준히 SMR 관련 발언을 이어오고 있는데, 이번 교섭 연설에서는 북한의 에너지 문제 해결 대안으로 SMR을 활용하자고 한 것이다. 자신의 에스엔에스(SNS)에 송 대표의 SMR 개발 필요성 발언에 반박글을 남겼던 같은 당 양이원영 의원은 이번에도 안전문제 등을 들어 반박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SMR, 2050년대 상용화가 목표인 핵융합의 기후변화 대응효과는 아직 검증된 내용이 없다. (이런 기술들의) 안전문제와 핵폐기물 문제는 물론 현실적인 실현가능성도 불분명하다”며 “SMR을 통한 북한 전력공급은 과거 발생했던 KEDO 경수로 지원사업과 같이 핵확산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안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수로 건설 사업은 북한이 핵 개발을 동결·포기하는 대가로 1995년 시작된 대북 에너지 지원 사업이다. 2006년 북한의 이행 불가 결정으로 최종 폐기됐다.

송 대표의 이날 연설에 민주당의 탄소중립 이행 계획이 친원전 쪽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송 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탄소중립 목표가 달성되는 2050년 이후, 대한민국이 꿈의 에너지라 불리는 핵융합발전 상용화를 세계적으로 선도하는 것”이라며 “핵심은 한국형 인공태양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인공태양 프로젝트는 지난해 11월 1억℃의 온도를 20초 이상 유지하는 수준까지 발전했으나, 아직은 미래기술에 가깝다.

환경운동연합은 “한국은 이미 소형 원자로(스마트) 개발을 위해 1997년부터 현재까지 5천억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며 “(재생에너지 중심의) 제대로 된 탄소중립 이행계획을 세우겠다는 민주당의 의지가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고 송 대표의 연설을 비판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핵 융합은 그동안 현실성 없는 에너지원이다. ‘꿈’으로 두는 희망과 실현 가능한 기술까지의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며 “(방사능 문제가 있는) 핵융합이 마치 탄소중립에 꼭 필요한 에너지인 양 운운하는 것은 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도 “핵발전을 얘기하는 것은 인류의 생존과 지구환경을 위협하는 발언”이라며 “SMR 개발이 아닌 국내의 제주 2공항 건설,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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