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개회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21 피포지(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둘째날인 31일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 폐기물 문제를 극복하자는 취지로 ‘순환경제와 자원 효율성을 위한 국제 동맹’(GACERE) 가입을 공식 표명했다. ‘순환경제와 자원 효율성을 위한 국제 동맹’은 지난 2월 유럽연합(EU)을 주축으로 출범한 국제 협력체로 순환 경제 전환, 자원 효율성, 지속 가능한 소비 및 생산과 관련된 이니셔티브를 위한 추진력을 제공을 목표로 한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10개 과제 중 하나로 순환경제를 선정하고 관련 논의를 이어오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가입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이날 개회연설에서 “한번 사용한 자원을 버리는 게 아니라 다시 생산에 투입하는 지속 가능한 경제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며 “순환경제가 대한민국의 경제, 사회 전반에 스며들 수 있도록 몇가지 약속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형 △순환경제 실천 전략 마련 △순환경제 선도모델 발굴 및 지원 △불필요한 일회용품을 줄이는 생활 속 실천 확대 △GACERE 가입을 통한 국제협력 등을 약속했다.
이에스지(ESG·환경 산업 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제로웨이스트 실현 계획이 제시됐다. 기조 발제자인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인 제임스 퀸시회장은 이날 패널토론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절대 배출량을 25%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 사용 △식물 기반 포장재 개발 및 병 무게 감축 △2030년까지 포장재에 재활용 원재료 50% 사용할 계획을 내놓았다. 또 한국의 식음료 등급에 적합한 재활용 페트병 기준 수립을 위해 한국 정부를 지원하기로 했다. 포장은 코카콜라에서 만드는 탄소발자국의 3분의1 가량을 차지한다.
또다른 기조발제자인 레아 베르멜린 덴마크 장관은 덴마크가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70% 감축하는 목표를 세우고 감축 방안을 도출 중이라고 소개했다. 베르멜린 장관은 순환경제 추진으로 유럽연합에서만 관련 일자리가 약 70만개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순환경제로의 전환이 기후 영향을 줄이는 것을 넘어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 점을 강조했다.
순환경제로의 전환이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을 위해 빠져선 안 되는 과제라는 의견이 모였다. 스티브 스톤 유엔환경계획(UNEP) 지부장은 순환경제 없이는 탄소중립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롤프 파옛 바젤협약 사무총장은 지금과 같은 생산 소비 패턴을 유지하면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많아질 것이라고 경고하며 순환경제로의 전환은 탄소배출 저감,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고 알렸다. 바젤협약은 1989년 스위스 바젤에서 채택된 유해 폐기물의 국가간 이동 및 교역을 규제하는 협약이다.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물 관리를 주제로 한 세션도 같은 날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허재영 국가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과감한 물관리의 전환이 필요한 상황에서 다양한 주체의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며 “유역 내 물관리는 행정구역을 넘어 유역 관점에서 통합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그리드 카그 네덜란드 외교통상개발협력부장관은 기조연설에서 “기후변화가 만들어낸 역학구도에서 물의 불균등 분포는 향후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탄소중립과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실현을 위해 물 관리와 상업 부문의 연계와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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