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4G 서울 정상회의 홍보영상 출연 김갑생할머니김 이호창 본부장 ESG 선언 MZ세대 P4G 준비기획단 기획광고 화제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 26일 올라온 제목 ‘김갑생할머니김 2021 ESG 경영 발표 (전세계 195개국 송출)’ 영상 갈무리
“김갑생할머니김은 언제나 국가 경영에 이바지해 왔습니다. APEC 정상회담, G20 정상회의, 남북정상회담의 옥류관 평양냉면 옆에도 언제나 저희 김갑생할머니김이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1위 기업으로서 시가총액 500조원의 김갑생할머니김이 대한민국 외교부와 함께 글로벌 경영의 새 청사진을 발표하려고 합니다… 대한민국 코스피 1위 기업으로서 시가총액 500조원의 김갑생할머니김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중심으로 기업구조를 개편하여 대한민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에게 영감이 된다면 어떨까요?… 양념으로 얼룩진 흰 쌀밥을 감싸줄 수 있는 건 김 한 장 뿐이다. 그래서 우리 김갑생할머니김은 환경오염으로 얼룩진 지구를 감싸줄 수 있는 그런 기업이 되겠습니다.”
피포지(P4G) 서울 정상회의 비즈니스 포럼 연사로 나선 ‘시가총액 500조원’의 김갑생할머니김 미래전략실 이호창 본부장이 ESG 경영을 선언한다.
이 터무니없는 유튜브 영상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다. “이 광고를 기획하고 컨펌한 외교부 정말 트렌디하다”(Grace*), “김딱지 보여줄때 영상 구도가 스티브잡스가 아이폰 공개할때 키노트 영상구도랑 똑같다”(Tae*), “와 근데 광고 진짜 잘했다… 원래 정책 행사 안내같은거 지루해서 안보는데 이호창 보려고 끝까지 봄”(김**) 등 3600여개 댓글이 달렸다.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 26일 올라온 제목 ‘김갑생할머니김 2021 ESG 경영 발표 (전세계 195개국 송출)’ 영상 갈무리
실제 피포지 서울 정상회의에는 비즈니스 포럼 세션이 있다. 27일 밤 8시 공개된 비즈니스 포럼 세션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휴베니시오 마에츠투 이케아(IKEA) 부회장, 김원경 삼성전자 ESG 총괄부사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 쟁쟁한 글로벌그룹 경영진이 참석했다. MZ세대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끄는 유튜브 ‘피식대학’의 김갑생할머니김이 능청스럽게 참석해 환경 중심 경영을 선포한 것이다.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 26일 올라온 ‘김갑생할머니김 2021 ESG 경영 발표(전세계 195개국 송출)’라는 제목의 5분29초짜리 영상은 28일 오후 3시30분 기준 조회수 47만2천회를 넘어섰다.
영상 시작 화면만 보면 정부 공식 행사인 줄 착각하기 쉽다. ‘P4G 서울 정상회의’ 공식 로고 화면에는 ‘비즈니스 포럼’이라고 적혀있다. 이날 발표 주제는 ‘김 for Prime Life, ESG for Green Life’라는 발표 주제가 뜬다. 그럴싸하다.
이어 정장을 빼입은 김갑생할머니김 이호창 본부장(개그맨 이창호)이 입 모양이 보이는 투명 마스크를 쓰고 단상에 올라 대형 화면 앞에서 경영 철학을 소개한다. 세계적 기업 대표들이 자유롭고 자신있는 몸짓을 섞어가며 분명한 어조로 신사업을 소개하는 모습 그대로다. 이 본부장이 소개하는 건 환경을 살리는 김 포장지를 활용한 업사이클링과 친환경 놀이공원 ‘갑생랜드’ 조성이다. 김 포장지를 업사이클링해 아이들을 위한 딱지를 접고, 김으로 하얀 밥을 감싸듯 환경오염으로 얼룩진 지구를 감싸주겠다고 말한다.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 26일 올라온 제목 ‘김갑생할머니김 2021 ESG 경영 발표 (전세계 195개국 송출)’ 영상 갈무리
이창호씨가 연기하는 또다른 부캐인 ‘한사랑산악회 이택조’ 유튜브 채널에서도 ‘플로깅’(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다는 의미의 합성어)을 소개하는 17분55초짜리 P4G 광고 영상이 21일 소개됐다. 이택조씨는 영상 소개글에 “한사랑산악회에서 산에 갈 때 꼭 작은 비닐 한봉지 들고가서 조금이라도 담아올수 있는 李택조가 되어보겠습니다”라고 다짐한다.
이 영상광고는 피포지 서울 정상회의 준비기획단 홍보부의 MZ세대 공무원들이 중심이 돼 만들었다고 한다. 산림청 산림자원과 소속으로 준비기획단에 파견 온 신윤정(28) 사무관이 아이디어를 냈다. 신 사무관은 “40대 홍보부장님뿐 아니라 저를 포함한 홍보부 8명 모두 30대 중반 이하 젊은 조직이라 즐겁게 제작할 수 있었다. 환경 문제는 미래세대를 위한 고민인데 어떻게 해야 친근하게 전달하고 공감하도록 할 수 있을까 다같이 고민했다. 김갑생할머님김의 이호창 본부장이 워낙 인기 많은 분이라 제작 일정을 맞추기 어려웠는데 서울 정상회의 전에 완성돼 다행이다. 반응이 좋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