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20일 워싱턴의 연방 의사당에서 취임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냉장고와 에어컨 냉매로 쓰이는 수소불화탄소(HFC) 생산 및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할 것을 제안했다. 수소불화탄소는 지구온난화를 야기하는 매우 강력한 온실가스로 알려져 있다.
3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 환경보호청는 냉장고와 에어컨에 일반적으로 들어가는 수소불화탄소 사용을 향후 15년 동안 85%까지 줄이는 규칙을 제안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의회에서 통과된 에너지혁신법 개정안에 따른 것으로, 이 법은 환경보호청이 15년 동안 수소불화탄소 생산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도록 승인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제안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연방정부 권한으로 기후오염을 줄이도록 명령한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환경보호청은 이번 조치가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달 기후정상회담에서 발표한 ‘2030년까지 2005년 수준보다 50~52% 낮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클 리건 환경보호청장은 “지구온난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보다 수백~수천 배 강력할 수 있는 수소불화탄소를 단계적으로 감소시켜 지구온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주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건 청장은 또 “수소불화탄소의 단계적 축소는 새로운 기후 안전 제품의 혁신과 제조에 있어 미국 리더십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재계에서도 널리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주로 냉매로 쓰이는
수소불화탄소는 지구온난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온실가스로 알려져 있다. 환경보호청은 수소불화탄소 중 대기 중에 가장 풍부한 종류인 HFC-134a에 대해 “이산화탄소의 1430배에 달하는 지구온난화 잠재력을 가진 가장 강력한 온실가스”라고 설명했다.
수소불화탄소는 1987년 몬트리올의정서에서 지구 오존층 파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프레온가스 대체물질로 냉장고와 에어컨 냉매로 쓰여왔다. 이후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력한 온실가스 효과를 불러오는 것으로 확인됐고, 2016년 르완다 키갈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3)에서 미국·유럽은 2036년까지 85% 감축, 중국과 100여개 개발도상국은 2045년까지 80% 감축을 합의했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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