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대구 달성군 옥연지 송해공원에 며칠간 강추위가 몰아치며 빚어낸 거대한 빙벽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29일 낮부터 전국에 비 또는 눈이 내린 뒤 30일~1월1일 연말연시에 강한 한파가 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호남 등 서해안 지역과 제주 등에는 30∼50㎝ 이상의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한파는 새해까지 열흘 이상 길게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수도관 동파 등 한파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은 28일 “중국 북부지방에서 확장하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5㎞ 상공에 영하 30도 안팎의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29일 오후부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겠다”며 “30일에는 아침 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큰 폭으로 내려가면서 한파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또 “주말인 2일과 3일에는 기온이 다소 오르겠지만 4일부터 다시 대륙고기압이 다가오면서 강추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30일부터 새해 1월1일까지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모식도. 기상청 제공
30일부터 1월1일까지 아침 최저기온은 중부내륙이 영하 15도 안팎, 남부내륙이 영하 7도 안팎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30일에는 전국의 낮 최고기온이 영하권에 머물고, 31일에는 아침 최저기온이 서울 영하 13도, 나머지 중부내륙은 영하 20도 안팎으로 내려가는 등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 기간에는 바람도 강해 체감온도는 기온보다 5~10도가량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갑자기 추워지는 날씨에 수도관 동파와 보일러 고장 등 한파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상청이 운용하는 생활기상정보의 동파가능지수를 보면, 30일 오전 9시께 경기 연천과 강원 철원은 동파가능지수가 ‘매우 높음’ 단계로, 수도꼭지를 조금 틀어놓아 물이 흐르게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기상청이 운용하는 생활기상정보의 동파가능지수. 기상청 누리집 갈무리
서울 지역의 수도계량기 동파는 역대 ‘가장 따뜻한 겨울’이었던 지난해에는 전체 218만개의 0.01%인 379건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1451건, 2017년 8311건이었다. 수도관 동파는 영하 10도로 급격하게 기온이 떨어진 이튿날과 사흘쨋날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오는 31일과 새해 첫날인 1월1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각각 영하 13도, 영하 10도로 예보돼 있어, 수도관 동파 위험이 가장 크다.
기상청은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면 동파가능지수를 ‘매우 높음’, 기온이 영하 10~영하 5도이고, 전일 최저기온이 영하 5도 미만일 때 ‘높음’으로 매긴다. 해마다 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지역별로 하루 8번씩 정보를 제공한다.
기상청 중기예보(10일 예보). 기상청 누리집 갈무리
기상청 중기예보(10일 예보)를 보면, 평년기온을 밑도는 강추위는 적어도 내년 1월7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장대한파’는 역대 가장 따뜻한 1∼3월, 역대 5위로 쌀쌀한 4월, 6월 이른 폭염, 7∼8월 가장 긴 장마, 8∼9월 곧추선 태풍 4개 상륙에 이어 닥치는 올해 마지막 이상기상 현상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호남 30㎝, 제주·울릉도·독도 50㎝ 이상 폭설
기상청은 “30일~1월1일 매우 찬 공기가 서해상과 동해상을 지나면서 눈 구름대가 발달해 충남과 호남, 제주, 울릉도·독도에 눈이 내릴 것”이라며 “찬 공기 유입 기간이 길어지면서 눈 구름대가 지속적으로 발달해 충남 서해안과 호남, 제주, 울릉도·독도에는 대설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예상 적설량은 충남 서해안, 호남 5~20㎝(많은 곳 호남 서부 30㎝ 이상, 제주도 산지, 울릉도·독도 50㎝ 이상), 제주(산지 제외) 3~8㎝, 충남 내륙 1~5㎝이다.
기상청은 추위가 다시 심해지는 1월5일께부터 호남과 제주, 울릉도·독도를 중심으로 다시 많은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