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 안면도 기상청 기후변화감시소. 기상청 제공
지난해 한반도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세가 유독 가팔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가 역대 두번째로 더운 해였던 탓인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울 전망이어서 올해 온실가스의 증가세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은 17일 펴낸 ‘2019 지구대기감시 보고서’에서 “지난해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연평균 농도가 2018년보다 2.7ppm(백만분율)이 증가한 417.9ppm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년(2009~2018년) 간의 연평균 증가율인 2.4ppm보다 0.3ppm 많은 것으로, 그만큼 지난해 이산화탄소 증가가 유난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메탄과 아산화질소, 육불화황 등 다른 온실가스들도 같은 경향을 보였다.
기상청이 운영하는 기후변화감시소는 서해 안면도와 동해 울릉도, 남해 고산(제주) 세 곳에 있는데, 가장 오랜 1999년 이후 관측자료를 보유한 안면도 감시소가 한반도의 대표 관측소 구실을 한다. 기상청은 지난해 한반도 온실가스 농도 증가율이 높았던 이유로 “세계적인 고온현상이 발생해 해양과 토양의 유기생물 활동으로부터 온실가스 배출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세계 평균기온은 2016년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으며, 우리나라도 지난해 연평균기온이 평년보다 1도 높아 2016년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올해의 경우 1∼8월 평균기온이 지난해보다 높았고 2016년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이 때문에 올해도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율이 평년보다 크게 상승할 전망이다.
연평균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 경향.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 제공
한편 안면도에서 측정한 미세먼지(PM10) 연평균 값은 2018년까지 대체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지난해에는 39㎍/㎡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최근 10년 평균 대비 8.3%나 증가한 것이다. 기상청은 “강하게 불던 겨울철 북서계절풍이 지난해에는 다소 약해지고 연무현상 일수가 크게 증가한 것이 원인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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