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 양남면에 있는 월성원전 1호기. 경주/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월성1호기는 1983년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가 지난해 12월24일 영구정지가 결정된 국내 최초의 가압중수로형 원전이다.
이 원전은 2012년에 30년 설계 수명이 다했지만 2022년 11월까지 수명이 10년 연장됐다. 2015년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내준 이 수명연장 허가는 이후 시민사회단체가 제기한 소송에서 절차적 위법행위가 드러나 2017년 2월 취소됐다. 이 법원 판결은 월성1호기가 연장된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지난해 영구정지되는 계기가 됐다.
최근 감사원에서 감사를 벌이고 있는 것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이사회가 영구정지에 앞서 2018년 6월 조기 폐쇄 결정을 내린 것의 타당성 여부다. 감사는 한수원이 7000억원 가까이 들여 개보수해 아무 문제 없는 원전을 ‘경제성이 없다’고 경제성 평가를 왜곡해 폐쇄 결정을 내렸다는 야당의 주장에서 출발했다. 감사원이 지난해 10월부터 감사에 나서면서 월성1호기 계속 가동의 경제성에 집중한 이유다.
월성 원전 1호기 관련 감사원 행보 정리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수원의 폐쇄 결정에 경제성은 고려 대상의 일부였을 뿐이다. 당시 이사회의 안건자료와 회의록에는 이사회의 결정이 경제성만이 아니라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 안전성, 지역 주민들의 수용성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려졌다는 사실이 잘 나타나 있다. 안전과 지역 주민들의 수용성을 고려한 추가 시설 설치까지 반영하면 경제성은 이사회에 보고된 회계적 기준에 의한 평가보다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원전 폐쇄 결정에 경제성이 절대적 기준이 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5년 6월의 고리1호기 영구정지 결정은 당시 계속 가동하는 것이 폐쇄하는 것보다 1600억가량의 경제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 상태에서 이뤄진 바 있다.
야당과 일부 보수 언론에서는 월성1호기를 재가동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재가동을 준비하는 데 걸리는 비용과 시간만 고려하더라도 이미 영구정지된 월성1호기가 재가동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 이런 주장은 정치 공세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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