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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코로나19도 아랑곳없는 메탄 증가세…10년새 9% 늘어

등록 2020-07-16 15:51수정 2022-01-13 16:32

[이근영의 기상천외한 기후이야기]
기후변화 대응책과 코로나19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온난화 효과가 훨씬 높은 메탄 배출량은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기후변화 대응책과 코로나19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온난화 효과가 훨씬 높은 메탄 배출량은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이산화탄소보다 온난화 효과 28배 높아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 대응 정책으로,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로 이산화탄소 배출은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메탄 배출량의 고공행진은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연구조직인 ‘글로벌카본프로젝트’(GCP) 참가 과학자들은 14일(현지시각) 학술지 <지구시스템과학자료>(ESSD)와 <환경연구회보>(ERL)에 게재한 논문에서 “2017년 세계 연간 메탄 배출량은 2000년대 초 평균 연간 배출량에 비해 9% 증가했다”며 “대응을 하지 않으면 증가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탄 배출량은 2017년 집계가 가장 최신 자료이다.

2017년 현재 지구 대기에는 약 6억t의 메탄가스가 배출됐다. 무색무취의 메탄가스는 열을 가두는 능력이 이산화탄소보다 28배 높다. 수명도 100년에 이른다. 연간 메탄 배출량은 2000년대 초보다 9%, 연간 5천만t이 증가했다. 2000년대 초만해도 대기중 메탄 농도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온난화 잠재력 측면에서 보면 2000년 이후 대기에 추가된 메탄의 양은 3억5천만대의 자동차가 도로를 달릴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맞먹는다. 이는 독일과 프랑스의 현 자동차 운행 대수의 2배이다. 2001년 글로벌카본프로젝트를 출범시킨 로버트 잭슨 미국 스탠포드대 지구과학과 교수는 “이산화탄소 배출은 곧 고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아직 메탄의 고점은 예측되지 않는다”며 “농업에서 여전히 메탄 배출이 증가하고 있고, 화석연료에서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주요 배출원은 화석연료와 소 트림

메탄 배출 증가의 두 원천은 화석연료와 소 등 반추동물이다. 잭슨 교수는 “반추동물들에서 나오는 메탄은 화석연료 산업에서 나오는 메탄 양과 맞먹는다”며 “사람들은 소들이 트림하는 것이 실제로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는 채 ‘소 트림 하는 소리 하네’ 하고 농담을 한다”고 말했다.

연구 대상 기간에 인간활동과 관련된 메탄 배출량의 3분의 2는 목축과 논농사 등 농업에서 기인했다. 나머지 3분의 1은 화석연료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 두 가지가 2000년대 초 이후 시작된 증가세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농업 기원 메탄 배출량은 2017년에 2억2700만t까지 증가했다. 이는 2000~2006년 평균보다 11% 증가한 것이다. 화석연료 생산과 사용에서 발생한 메탄은 2017년 1억800만t으로, 이전보다 15% 늘어났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공장 가동과 자동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은 급감했다. 잭슨은 “바이러스 때문에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만큼 메탄 배출량이 줄지는 않았다”며 “여전히 주택과 건물 냉난방을 하고 있으며, 농업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고기 덜 먹고 화석연료 사용 자제해야”

메탄 배출량은 아프리카와 중동, 중국, 남아시아와 호주 및 태평양 도서국가들이 포함된 오세아니아 등 3개 지역에서 가장 크게 상승하고 있다. 이들 세 지역에서는 연구기간 동안 연간 1000만~1500만t이 증가했다. 미국은 바로 뒤를 쫓고 있는데, 천연가스 채굴과 유통, 소비 등을 통해 연간 450만t의 메탄이 늘었다.

잭슨은 “천연가스는 전력 생산부문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대체 연료로 쓰이지만 메탄 배출량은 증가시킨다”며 “미국과 캐나다에서 천연가스 생산량을 늘린 결과 유전과 가스전에서 더 많은 메탄을 배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은 화학산업과 식량 생산의 효율성을 높여 메탄 배출을 억제한 덕에 지난 20년 동안 메탄 배출이 줄어든 유일한 지역이 됐다. 논문 주저자인 마리에 소누아 프랑스 베르사유대 교수는 “유럽에서는 정책과 효율적인 관리로 쓰레기매립과 퇴비 등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줄였다”며 “시민들이 소고기 소비를 줄이고 가금류와 어류 섭취를 늘린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열대와 온대 지방에서 메탄 배출이 급상승한 반면 북쪽 지역은 메탄을 줄이는 구실을 했다. 북극에서 영구동토가 해동돼 얼음이 녹으면 메탄이 방출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들은 적어도 2017년 현재까지는 북극에서 메탄 배출량이 증가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잭슨은 “소고기를 덜 먹고 목축과 벼 재배와 관련된 배출을 줄일 필요가 있다”며 “자동차와 주택에서 화석연료와 천연가스 사용을 대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에게 조류 같은 보조사료를 먹여 트림을 줄일 수도 있고, 쌀 재배를 저산소화로 메탄이 많이 발생하는 논농사 대신 다른 농법으로 전환할 필요도 있다. 항공기나 드론, 위성은 석유와 가스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잘 감시할 수 있다. 잭슨은 “향후 5년 동안 이 분야에서 큰 발전이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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