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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그린뉴딜=경제정책? ‘기후위기 전략’ 축소시킨 정부

등록 2020-07-16 05:01수정 2022-01-13 16:31

[뉴스AS] 정부 ’그린뉴딜’ 계획이 당초안보다 후퇴한 까닭?
회색 산업 축소 언급 없고 친환경 사업만 나열…“대전환 못 이뤄”
기후위기비상행동 회원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정부의 그린뉴딜 계획에 대한 비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후위기비상행동 회원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정부의 그린뉴딜 계획에 대한 비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공개된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 종합계획안은 더불어민주당이 작성한 초안보다 후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사회적 대전환’을 끌어내겠다고 했지만 개별 사업을 단기간 지원하는 수준에 그친 데에는 그린뉴딜을 경제정책으로만 이해한 정부의 ‘기후 위기 인식 부족’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한겨레>가 지난 6월 민주당 미래전환·케이(K)뉴딜위원회 그린뉴딜분과에서 작성한 ‘한국형 그린뉴딜 종합대책안’을 보니, 최종안보다 진전된 정책들이 포함돼 있었다. 우선 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과 제거량이 상쇄돼 순배출량이 0이 되는 탄소중립상태인 ‘넷제로’ 목표가 필요하다고 봤다. 초안에는 매년 태양광 5GW, 풍력 2GW 등 7GW씩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늘려야 한다고 봤지만, 최종안에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평균 4.5GW,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평균 5.5GW 증가로 낮춰 잡았다. 또 2022년까지 32개 사업에 국비 45조원을 투자하는 예산안을 짰다. 최종안은 국비 42조7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그 기간이 2025년으로 늘어났다. 예를 들어 민주당은 공공·민간 제로에너지 건축과 그린리모델링의 경우 2022년까지 6조7천억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봤지만 정부가 발표한 최종안에는 국비 1조8천억원으로 줄었다.

‘정의로운 전환’ 조건도 명시했다. 석탄발전 중단과 내연기관차 퇴출 등 회색산업 구조 재편 과정에서 이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와 지역 공동체의 피해가 없도록 했다. 최종안에서도 ‘공정 전환’을 언급하긴 했지만, 연구 용역을 거쳐 대안을 모색해보겠다는 수준이어서 속도 차이가 있다. 최종안에 갯벌 4.5㎢ 복원 등 생태계 복원 계획이 포함됐지만, 환경운동연합은 “전체 갯벌 면적의 0.2% 수준이며, 여전히 많은 갯벌이 매립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실망스러운 계획”이라고 평가했다.

초안은 기획재정부·청와대와의 협의 과정에서 대폭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기후 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고 그린뉴딜 사업을 경제 정책으로 국한시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 시점을 제시하지 못하고 결단을 미루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정부는 “사회적 합의가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또 2025년까지의 계획에 그친 이유에 대해 기재부 기후환경정책 담당자는 “장기 재정 계획을 세우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8년 아이피시시(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는 세기말까지 1.5도로 상승폭을 제한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2050년 넷제로가 불가피하다고 결론지었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첫 발을 뗀 데 의의가 있다”라는 자조적 평가와 “호랑이를 그리랬는데 고양이를 그렸다”같은 비판적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2050 넷제로’를 포함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담은 ‘기후위기 대응법’을 발의해 정부 정책을 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는 “기후위기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보다는 산업 육성의 측면이 강조됐다”고 비판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기후위기의 원인이 된 시스템, 즉 경제성장만을 최우선의 가치로 화석연료를 마구 사용해온 체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회경제시스템으로 옮겨가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정부 발표에는 석탄발전, 내연기관차량 생산과 같은 회색산업 축소에 대한 언급이 없고, 친환경 사업들의 육성책만 나열되어 있다”고 밝혔다. 녹색당, 미래당, 정의당, 한국환경회의도 “그린뉴딜 사업 추진은 온실가스 감축과 불평등 해소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며 정책 수립을 위한 공동행동을 이날 선언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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