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강한 바람이 분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상남도 함양군 서하면에서 10년째 사과 농사를 짓는 마용운씨는 이달 들어 뚝 떨어진 기온 때문에 걱정이다. 예년보다 따뜻했던 3월 날씨 때문에 사과꽃 봉오리가 3월 말부터 올라왔는데, 이달엔 냉해가 닥쳐왔기 때문이다. 마씨는 “꽃이 한창 피어야 할 시기에 기온이 낮고 바람이 강하면 꿀벌이 활동하지 못해 수분(꽃가루받이)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4월에도 여전히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달 20일까지의 평균 기온은 10.4도로 평년 기온(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 동안의 평균 기온) 11.2도보다 0.8도 낮다.
21일 기상청 설명을 종합하면, 올해 1~3월엔 시베리아 지역과 북반구 전역의 기온이 평년 기온보다 높았다. 한국은 1월 평균 기온이 2.8도로 평년의 영하 1도보다 훨씬 높았다. 2월과 3월의 평균 기온도 각각 3.6도(평년 1.1도)와 7.9도(평년 5.9도)로 평년보다 2~3도가량 올랐다. 이후 이달 들어 몽골 서쪽 지역 기온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면서 이 지역에 따뜻한 공기가 쌓여 기압마루(고기압)가 발달했고, 기압마루 주변에 있는 한국의 동쪽은 상대적으로 기압골(저기압)이 발달하면서 차가운 북풍이 불었다. 기상청 담당자는 “기압마루가 위치한 곳에서는 시계방향으로 바람이 불기 때문에 한국에는 차가운 북풍이 부는 것”이라며 “4월 추위는 시베리아 일대에서 1~3월 기온이 높았던 기후변화로 인한 파생 효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꽃샘추위는 서울 아침 기온 기준으로 22일 4도, 23일엔 3도까지 떨어지며 절정에 이른 뒤 다음주부터 다시 포근한 봄 날씨를 회복할 전망이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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