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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조홍섭의 물바람 숲] 남북 10㎞-동서 7㎞ ’쑥’…차별침식의 교과서

등록 2016-07-13 11:10수정 2016-07-13 11:40

양구 해안분지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해안분지의 바닥은 심하게 풍화돼 푸석푸석한 화강암으로 돼 있어 주변 산보다 쉽게 깎여나간다. 분지는 이런 차별침식 때문에 형성됐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해안분지의 바닥은 심하게 풍화돼 푸석푸석한 화강암으로 돼 있어 주변 산보다 쉽게 깎여나간다. 분지는 이런 차별침식 때문에 형성됐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화강암 지대의 위성사진을 보면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오목한 도시가 여럿 눈에 띈다. 서울 강북을 비롯해 춘천 등이 그런 예다.

이 가운데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해안분지는 가장 또렷한 예다. 길이가 남북 10㎞, 동서로 7㎞여서 한눈에 조망하기 적합한 크기인데다 해발 400m인 분지를 가칠봉, 대우산 등 1000m를 넘는 산들이 둘러싸 움푹 팬 대조가 선명하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때 외국 언론은 이곳이 화채 그릇 같다며 ‘펀치 볼’로 불렀다. 또 외형 때문에 운석이 충돌한 흔적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다른 화강암 분지와 마찬가지로 해안분지를 형성한 것은 차별침식이다. 무른 상태의 화강암 지역을 비교적 단단한 변성암 지역이 둘러싸고 있는데, 양쪽의 침식 속도가 달라 생긴 지형이다.

8일 해안면 현2리의 수해복구 공사 현장을 찾았다. 언덕이 무너져 내렸다. 언뜻 화강암처럼 보였지만 손으로 쥐기만 해도 부서졌다. 주민들은 “분지 안의 토사는 모두 화강암이 풍화된 마사토여서 비온 뒤 하루만 지나도 물이 다 빠진다”고 말했다.

해안면의 화강암은 약 2억년 전 마그마가 약 20㎞ 지하로 뚫고 들어와 형성됐다. 마그마 위의 변성암은 그 열과 충격으로 쉽게 부서져 나갔고, 위에서 누르던 무게가 줄자 화강암반은 더 위로 오르며 팽창했다. 이 상태에서 지하수 등의 영향으로 화강암은 땅속에서 풍화돼 약한 푸석돌로 바뀌었다. 결국 풍화된 화강암이 빠른 속도로 제거되고 외각의 변성암이 남아 현재의 분지를 이뤘다. 해안분지에는 화강암 풍화토가 10~20m 깊이로 쌓여 있다.

해안분지에서 화강암과 변성암의 경계는 산지의 경사가 급격히 가팔라지는 지점이다. 그러나 땅속에서 화강암은 산 밑으로 더 넓게 퍼져 있다. 해안면 북쪽에 위치한 제4땅굴이 그 증거이다. 땅굴 내부에 보이는 화강암은 풍화를 덜 받아 단단했다. 분지를 둘러싼 산의 8부 능선에 위치한 돌산령 터널에 들어가기 직전 도로변에서 비로소 편마암으로 된 암반이 드러났다.

양구/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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